신동빈 대 신동주…집무실 관할권 '강대강' 충돌 예고

兄 "차남이 임명한 비서실장 해임", 弟 "전원 퇴거 요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윤창원 기자)
롯데가(家)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할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형제 모두 '강대강' 충돌을 예고하면서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임명한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을 해임했다.

신 전 부회장의 한국법인회사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이일민 비서실장(전무)를 불러 공식적으로 해임했으며, 이 전무가 통보를 받은 직후 집무실을 떠났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그 동안 비서실장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전무가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 전무의 후임을 신 전 부회장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도 강경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롯데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 전 부회장 측이 총괄회장 비서실과 집무실을 사실상 점거하고 벌이는 위법 행위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이날 전원 자진 퇴거를 요청했다.

롯데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지난 16일 총괄회장 집무실로 진입하며 총괄회장의 명의의 통고서라는 임의 문서를 회사에 제시하고 기존 비서팀 직원들의 해산을 요구했다"며 "비서실 직원 전원 교체를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상주시킨 인력들은 롯데 직원이 아닌 외부인들로,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채용되거나 인사 발령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종 부당 행위를 하면서 회사의 업무공간인 롯데호텔 34층에 상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계열사 업무보고 등 롯데 관련 회의 배석과 관련해서도 "부당한 행위"라며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롯데는 "신 전 부회장 측에선 총괄회장의 의사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과연 총괄회장의 진정한 의사인지 의심스럽다"며 "오늘 롯데호텔은 대표이사 명의로 호텔 34층에 머물고 있는 외부인들의 퇴거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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