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형제, 이번엔 '신격호 비밀 외출' 두고 충돌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운데),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밀리에 데리고 나간 것과 관련 롯데그룹과 신 전 부회장 측이 또 다시 충돌했다.

19일 롯데그룹과 SDJ코퍼레이션 측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집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근들이 신 총괄회장을 에워싸고 나가 롯데그룹 총괄회장 비서실 직원들은 손을 쓰지 못했다"며 "오전 내내 총괄회장과 비서실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가 오후에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입장 자료를 내고 "신 전 부회장을 비롯한 SDJ코퍼레이션 측의 무단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며 "총괄회장을 목적달성의 방편으로 활용하는 더 이상의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기존 비서실 인력을 차단한 채 병원으로 향했다는 것은 단순한 건강검진 차원이 아니라 총괄회장을 또 다시 의도된 목적에 활용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고령의 병약한 어른을 내몰고 다니며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 측은 "현재 롯데호텔 집무실로 다시 돌아오는 길"이라며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 것일 뿐 그룹의 주장은 너무 과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앞서 지난 7월에도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에 알리지 않고 신 총괄회장을 비행기에 태워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로 안내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며 '경영권 분쟁'의 서막을 알린 바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이 또 다시 신 총괄회장을 비밀리에 데리고 나간 것을 두고 '치매설' 등 신 총괄회장을 두고 불거지는 건강이상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나서는 명분이 아버지의 '명예회복'인 만큼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그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조치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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