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훈은 17일 밤 방송된 JTBC '히든싱어4'에 원조 가수로 출연했다.
민경훈은 먼저 오랜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부터 밝혔다. 그는 "'히든싱어'에 나오기 싫어서 회사와 많이 다퉜다"고 고백했다. 이어 "밴드 활동을 하다가 솔로활동을 하면서 창법을 많이 바꿨는데, 다시 10년 전의 목소리 낸다는 게 부담이 많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민경훈은 계속되는 회사의 권유와 콘서트까지 찾아온 PD,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오랜 시간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는 모창 능력자들의 존재에 감동을 받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날 미션곡은 버즈의 히트곡으로 채워졌다. 1라운드 '겁쟁이', 2라운드 '가시', 3라운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4라운드 '남자를 몰라'가 선곡됐다.
누가 진짜 민경훈인지 판단하기 힘들 정도로 모창 능력자 모두의 실력이 뛰어났다. 민경훈 특유의 고음처리는 물론 섬세한 감정선까지 비슷하게 흉내냈다. 결국 원조 가수 민경훈이 3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3라운드 탈락은 '히든싱어' 역사상 최초다.
비록 원조 가수가 탈락했지만, 분위기만큼은 훈훈했다. 모창 능력자들은 버즈의 노래 덕분에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고 고백했고, 민경훈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열혈팬들을 감싸 안았다.
모창 능력자와 팬들은 지난해 8년 만에 발표한 곡인 '나무'를 함께 부르기도 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모두 버즈였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함께 등장해 버즈 멤버들을 뭉클하게 했다.
방송 후 반응도 뜨겁다. 버즈와 민경훈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와 SNS에서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가시'와 '남자를 몰라'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 TOP100에 오르며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한편 버즈는 지난 2003년 데뷔해 '겁쟁이', '남자를 몰라', '가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등을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2007년 해체의 아픔을 겪은 버즈는 8년만인 지난해 재결합을 선언,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