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사건' 무심코 던진 벽돌에…'옥상 개방' 논란

아파트 옥상, 성폭행과 절도 등 범죄와 청소년 일탈 장소로

용인 ‘캣맘’ 용의자 A(9)군 등 용의자들이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사건 현장이 보존되고 있다. 지난 8일 A군은 친구들과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 쌓여있던 벽돌을 아래로 던져 고양이집을 만들던 50대 여성이 숨지고 또 다른 박모(29)씨도 벽돌을 맞아 다치게 했다.(사진=박종민 기자)
용인 캣맘 사건은 초등학생들이 낙하실험을 하겠다며 던진 벽돌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고층 건물에서 떨어지는 낙하물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쯤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길 고양이 집을 만들던 박모(여·55)씨는 초등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무심코 던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오후 9시쯤 A(10)군을 이 사건 벽돌 투척 용의자로 특정하고 사건 발생 당시 A군과 함께 있었던 B군 등 2명을 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A군은 사건 당일 친구 2명과 함께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물체 낙하실험을 하다 벽돌을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캣맘 사망사건의 전말이 알려지면서 일부 시민들은 자신들도 박씨처럼 날벼락을 맞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고양 일산에 사는 김모(여·32)씨는 건물 옥상에서 떨어진 돌 때문에 차 유리창이 깨진 적이 있다"며 "가끔씩 높은 건물이나 아파트를 지날 때 섬뜩하거나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성남 분당에 사는 유모(여·24)씨는 "캣맘 사망사건 이후 아파트 단지나 높은 건물을 지날 때 뭐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돼 위를 한 번 쳐다보게 된다"며 "아파트 옥상 출입에 관한 규제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옥상 출입문의 개폐 여부는 법으로 규제되고 있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줄만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경찰과 소방당국의 의견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아직 법제처에서는 심사 중이다.

개정안에는 신축 공동주택의 경우 옥상 문에 자동 개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장치는 평상시엔 문이 잠겨 있다가 화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하지만 새로 짓는 30채 이상의 공동주택에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이미 지어진 건물에는 해당되지 않아 논란을 잠재우기에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소방당국과 경찰은 서로 다른 권고 사항을 두고 있다.

소방당국은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고 이후 인명 대피 차원에서 비상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항상 개방해야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아파트 옥상이 범죄와 자살에 이용되기 때문에 화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항상 문을 잠가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옥상은 성폭행과 절도 등 범죄와 자살, 청소년의 일탈 등의 장소로 빈번하게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인적이 드문 개방적인 공간이어서 아파트 옥상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며 "대형참사를 막기 위해 옥상 개방도 필요하지만 범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외벽을 높이고 라인별로 이동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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