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완치자 40.2% "불안하다"…유가족은 '슬픔·우울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완치자 5명 중 2명은 메르스를 극복한 뒤에도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을 잃고 '슬픔', 우울감'을 느끼는 유가족도 많았다.

17일 보건복지부 심리위기지원단 등에 따르면 상담을 진행한 메르스 완치자 112명 중 40.2%가 불안함을 호소했다. 또 37.0%는 피로감·두통·소화불량 등의 신체증상과 각각 싸우고 있었다.

완치자 가운데 연락이 닿지 않거나 중복 대상자(유가족 13명)를 제외한 조사 결과다.


복지부는 지난 6월부터 메르스로 사망한 유가족 및 격리자 등을 대상으로 심리지원을 해왔다.

정신과 전문의, 정신보건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국립서울병원 심리위기지원단이 유가족과 완치자를 직접 찾아 전화·대면상담했다. 격리자의 경우 보건소 모니터링을 통해 증상을 확인한 다음 광역·기초 정신건강증진센터로 연계했다.

그 결과 불면증을 호소하는 완치자가 29.1%나 됐다. 이어 우울감(26.8%)을 겪거나 분노 감정(23.6%)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상황을 회피·고립하려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완치자는 경우는 각각 9.4%였다.

유가족 8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60.2%가 슬픔을, 45.5%가 우울감을 각각 느끼고 있었다. 분노 감정을 느끼거나 불면증을 겪는 사람도 각각 38.6%였다.

그러나 메르스 완치자와 유가족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였다.

'괜찮다' 또는 '조금 괜찮다'고 답한 완치자는 최초 74.1%에서 최종 95.5%로 늘었다. 유가족 역시 최초 50.0%에서 최종 87.7%로 늘어 상태가 다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심리위기지원단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사람마다 내재된 회복력은 각기 다르다"며 "메르스로 신체적·정신적 위기를 겪은 완치자, 유가족 등을 돕고 이해하는 성숙한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안감, 우울감 등의 증상은 나중에 나타날 수도 있는 만큼 회복을 위한 심리상담, 치료지원 등이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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