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는 지난 15일 "급식문제는 대입 수능 이후에 교육감을 만나 총체적으로 협의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동안 만날 이유가 없다며 공식, 비공식적으로 수 차례 대화 제안을 거부했던 홍 지사의 전격 회동 제안은 뜻밖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박 교육감이 급식비 지원을 받지 않겠다며 협상 중단 선언까지 한 상태에서 나온 대화 제안이라 교육감으로선 더욱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홍 지사는 교육감의 급식 감사 말바꾸기와 급식 지원 거부를 문제 삼으며 "외부 세력에 흔들려 급식 문제에 매몰되고 있다"고 대화 제안에 앞서 교육감을 직접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이에 박 교육감은 홍 지사의 대화 제안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홍 지사의 입장 발표문에는 여전히 교육감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고 있어 과연 대화를 바라는 것인 지 진정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박 교육감은 "홍지사의 브리핑 내용에서도 대화를 제안하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도교육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은 점을 보여 도지사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확인된다면 당장이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홍 지사가 무상급식 갈등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대화 제안을 해 온 이상 이 제안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대화가 성사된다면 수능 이후인 다음달 12일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무상급식 현안을 두고서는 첫 만남이다.
두 단체장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는 급식비 지원 비율과 학교 급식 감사 문제 등을 놓고 심도 깊은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민소환과 금품수수 혐의 재판으로 비판적 여론에 몰린 홍 지사로선 희박하지만 박 교육감과의 극적 타협을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경남도와 교육청간 한 치의 물러섬없이 대립을 하는 등 무상급식 현안에 대한 입장 차가 워낙 커 형식적인 회동으로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박 교육감도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교육청 예산만으로 효율적인 급식이 가능한 '경남형 교육급식' 시스템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이상 경남도에 끌려가지 않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홍 지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먼저 확인하겠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단체장간 만남이 불발이 되든, 성사가 되든 1년여를 끌어온 경남의 무상급식 갈등의 향배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