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자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다고?

(사진공동취재단)
한민족사학회는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바로잡기 위해 '독도, 일본 극우논리와 국내학계 대응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여의도사학연금회관에서 10월 1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세미나를 개최한다.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명백히 말하는 한·일 학자들이 있다.

반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말하는 양국 학자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주장하는 학자보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말하는 한국 학자들이 더 많다고 하면, 이 말을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마' 할 것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 명백한데 무엇 때문에 학자들이 매국의 주장을 하겠느냐고 되레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판타지 세계에서나 일어날 법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지성인을 양성해 내는 학자들에 의해서 말이다.

한·일 양국의 독도 연구는 '시마네현 고시 40호'가 국제법에 의해 고시되었다는 논리와 '태정관지령'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시마네현 고시 40호'는 국제법으로 고시된 것이 아니다.

일본 외무성은 '1905년 시마네현 고시 40호'를 근거로 하여 ① 국제법에 의해 1905년 1월 각의 결정에 의해 시마네현에 독도를 편입하여 영유의사를 재확인 ② 이에 대해 타국(한국)의 항의가 없었다는 것을 핵심으로한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

'1905년 시마네현 고시 40호'는 1905년 1월 각의 결정에 기반한 것이데, 각의 결정 핵심은 '독도의 소속이 결정되지 않았다'이다.

무주지 선점론을 내세워 국제법에 따라 1905년 2월 22일 '시마네현 고시 40호'를 고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秋鹿村役長 島根縣 告示 明治 38年'에 수록된 '시네마현 고시 40호'는 '회람'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을 뿐이다.

'시네마현 고시 40호'는 '국제법에 따라 고시'된 자료가 아니라 '회람'된 자료다. 일본 극우세력은 '회람'을 '고시'라고 주장하며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말한다.

주장만 있을 뿐 '시네마현 고시 40호'가 국제법에 의해 고시되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부 한국 학자들은 독도는 일본에 편입되었다면서 그 증거로 '시네마현 고시 40호'가 '세방신문'에 고시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일본에서 발행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신문이다.

국내의 일부 학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사실상 '독도는 일본 땅'이 분명한데, 오히려 "일본의 고유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강점하고 있다. 그래서 독도 문제는 국제 사법재판소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일본의 주장을 대변한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 한국의 대응을 다음과 같이 폄하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그때 합의를 보지 못한 탓에 한일 양국이 이후 40년 동안이나 독도를 둘러싸고 지루하고도 소모적인 대립을 거듭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그 분쟁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은 일본 측이 (중략) 강력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략) 그러한 평화적 자세를 견지해왔다는 사실 자체는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독도 영토 분쟁의 원인은 한국에 있다는 말이다.

이 글을 쓴 학자는 한국인이다.

아래의 글도 한국인 학자의 글이다.

"독도가 우리 것일까? 독도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은 명백한 '진실'을 왜곡하고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의 음흉한 음모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선입관을 버리고 찬찬히 독도 자료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곧 독도의 '진실'이 그렇게 명명백백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독도에 대한 '진실'이 얼마나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선입관에 결박되어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언제나 남의 땅을 빼앗는 '야욕'으로만 치부되어 왔다. (중략) 그들의 주장을 제대로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일본 극우파의 논리와 똑같은 인용문들을 대한민국의 학자들이 주장했다고 하면 누가 믿을 것인가.

이들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생각이 진실이 아닌 선입관에 결박된 것이며 일본의 독도영유권주장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지리'하고 '소모'적인 것으로 폄하한다.'

일본의 자제와 평화적 자세의 견지 때문에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언제나 '남의 땅을 빼앗는 야욕'으로만 치부한다는 비판이다.

일본 극우파가 썼다면 맞는 글이지만 대한민국 학자들이 쓴 글이다.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 극우세력의 견해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이들은 나아가 독도를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공유하자는 '독도 공유'를 주장한다.

"차라리 독도를 양국 공동영역으로 하면 어떨까. (중략) 전쟁을 하면서까지, 즉 평화를 훼손하면서까지 지킬 가치가 있는 영토란 없다. (중략) 그런 의미에서도 독도를 어느 한쪽이 차지하면서 또 다시 수십 년 혹은 더 먼 후대에 까지 불화의 불씨를 남겨 놓은 것보다는 서로 양보하면서 서로 공유하는 편이 훨씬 나을 수 있다."

집에 들어온 도둑에게 재산을 도둑과 공유하자는 제안이다.

"평화를 훼손하면서까지 지킬 가치가 있는 영토란 없다"는 말은 대한제국 시절 합방을 주장했던 일진회의 논리와 다른 것일까?


타국이 침범했는데 평화를 위해서 그냥 영토를 내줄 것 같으면 군대는 무엇 때문에 유지해야 하는가?

1907년 한국군 해산을 밀약한 정미7조약을 다시 체결하자는 말과 과연 다른가?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자고 주장하고 싶은 데 차마 그럴 수 없어서 '공유'를 주장한 속내를 이렇게 드러낸 것이다.

이들은 독도영유권이 대한민국에 있음을 밝혀주는 가장 결정적인 '태정관지령'과 샌프란시스코조약 비준 당시 독도를 한국령으로 그린 '일본영역참고도', 그리고 2006년 공개된 '태정관지령'의 부속지도인 '기죽도약도'를 무시한다.

'태정관지령'은 1987년 교토대의 호리 가즈오(堀和生) 교수가 공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

'태정관지령'은 1877년(명치 10년) 일본 정부에서 독도가 조선 땅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태정류전'(太政類典)이라는 관보 성격의 문서에 공시한 자료다.

이것은 1690년 안정복이 일본과의 외교 교섭의 결과를 바탕에 두고 있으며,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영토 외로 정한다”라는 제목을 붙여 관보성격의 문서인 '태정류전'에 공시한 것이다.

'일본영역참고도'는 샌프란시스코조약 비준 당시 일본이 독도를 한국령으로 그린 지도다.

2차대전 종전 후, 일본을 점령 통치한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독도를 통치·행정적으로 일본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한다고 훈령(SCAPIN)677호(1946.1.29.)에 밝히고 있다.

'연합국최고사령부 관할지역도'에 독도가 주한미국 관할하의 남한지역에 속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SCAPIN 1033호(1946. 6.22)는 일본의 어업허가 구역을 공포하고, 독도 12마일 이내에 일본 선박의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도 샌프란시스코 대일평화조약 조인 직전(1951. 8.)에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일본영역참고도'를 제작하였다.

샌프란시스코조약 조인 후 조약비준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다시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일본영역참고도를 조약의 부속지도로 국회에 제출하였고(1951.10.), 일본 국회는 이 지도를 부속지도로 하여 조약을 승인했다.

조약 비준과정에서 일본은 '독도는 한국령'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조약 발효 직후인 1952년 5월 제작된 또 다른 지도, 마이니치(毎日)신문사의 '일본영역도'도 '독도는 한국령'이라고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독도가 한국령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듯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국내 학자들은 이를 의도적으로 번역을 조작하여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의하면 독도는 일본 땅이다"라고 주장한다.

일본 우익도 '일본영역참고도'에 대해서 이 자료의 해석에서는 이의를 제기하지만 자료의 신뢰도는 문제 삼지 않은 반면, 일부 국내학자들은 자료 자체의 검증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싶은데,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자료들이 발견되니 자료 자체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태정관지령'·샌프란시스코조약·마이니치(毎日)신문사의 '일본영역도'의 자료들은 일본이 스스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인정한 1차 사료들이다.

그러함에도 국내 학자들은 1차 사료를 무시하고 근거도 없는 일본 우익의 목소리와 똑같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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