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민주당 1차 TV 토론의 승자로 클린턴 전 장관을 꼽으면서 "출마 이후 최고의 2시간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CNN은 클린턴 전 장관이 그동안의 침체에서 "돌아왔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민주당 선두주자인 이유를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ABC와 NPR, 뉴욕타임스 등 다른 언론들 역시 "클린턴 전 장관의 정치적 경험과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면서 "민주당 내 지배력을 재확인하면서 경선을 이끌고 갈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토론 태도는 대체로 안정적이었으며 어느 누구도 그를 궁지에 몰아넣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처럼 선전함으로써 당초 출마 선언을 저울질하던 조 바이든 부통령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분석도 잇따랐다. 미국 언론들은 토론회에 불참한 바이든 부통령이 사실상 최대 '패자'라고 규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부통령은 토론 불팜으로 클린턴 전 장관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면서 "그가 클린턴의 헛발길을 기대했다면 얻은 게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클린턴의 강력한 대항마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토론을 달아오르게 한 인물은 샌더스라며 그 역시 '승자'로 평가했다.
특히 그는 온라인에서 강한 면모를 나타냈다. 워싱턴포스트는 "샌더스가 발언할 때마다 구글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는 빈도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누가 이 토론의 승자인가'라는 페이스북 실시간 투표에서 샌더스 의원은 80%대로 압도적 선두를 기록했다.
한편, 샌더스 의원은 경쟁자 클린턴 전 장관의 아킬레스 건인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그놈의 이메일 지겹다"며 두둔하고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 문제가 언급되자 "실수였다"고 거듭 밝혔다. 이 때 갑자기 샌더스 후보가 나서 "미국인들은 당신의 ‘그 놈의’ 이메일 문제를 듣는 것이 지겹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메일 문제는 그만하면 충분하다. 중산층을 살리고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문제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클린턴 전 장관은 "고마워요 버니"라면서 샌더스 의원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와 짐 웹 전 상원의원,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등은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