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개혁, 논의의 초점이 잘못됐다
- 서민, 소상공인 위한 금융개혁 필요
- 경남기업, 대우조선해양에서 보듯
-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와
- 정치권 눈치보며 아무데나 대출해줘
- 국내 일부점포는 이미 시간외영업중
- 여당대표가 낙하산 근절 연설하지만
- 최근에도 청와대 낙하산 내려와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0월 13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
◇ 정관용> ‘오후 4시에 문 닫는 은행은 한국밖에 없다’ 최근에 최경환 부총리가 금융개혁 주문하면서 내놓은 발언이 지금 화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금융개혁을 또 강조한 바 있는데요. 전국 금융노조가 오늘 성명을 내고 정부의 금융개혁 특히 최경환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네요. 금융노조의 입장 들어봅니다. 전국금융노조의 김문호 위원장 나와 계시죠?
◆ 김문호> 네, 금융노조위원장 김문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후에 4시에 문 닫는 은행이 정말 한국밖에 없습니까?
◆ 김문호> 먼저 이 논의의 초점 자체가 잘못돼버렸습니다. 이 문제가 세계경제포럼에서 금융경쟁력 순위가 발표되면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경제수석비서관회의를 하면서 ‘왜 이렇게 금융경쟁력이 뒤쳐져 있느냐. 속도가 너무 늦다. 빨리 해야 된다’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 정관용> 세계경제포럼, WEF 각 분야별 경쟁력이 나왔는데 우리나라가 우간다보다도 뒤쳐진다면서요?
◆ 김문호> 네.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하고 난 다음에 최경환 부총리가 국민이 원하는 금융개혁의 본질을 얘기했어야 하는데 국민이 원하는 금융개혁의 방향성을 못 잡으니까 본질을 완전히 왜곡시킨 엉뚱한 얘기를 해 버린 겁니다. 사실은 지금 우리 국민들, 특히 서민들과 중소상공인들이 금융산업에 대해서 불만이 굉장히 많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 김문호> 서민과 중소상공인들이 은행문턱이 너무 높다. 정말 어려운 때 은행으로부터 적절한 자금 지원을 받고 싶은데 자금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 정관용> 맞습니다.
◆ 김문호> 이런 데 대한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금융개혁의 요체는 바로 이런 서민과 중소상공인들에게 100%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활하게 자금지원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금융개혁의 요체거든요.
◇ 정관용> 옳은 말씀이십니다.
◆ 김문호> 동시에 금융산업이 이렇게까지 국민들로부터 불신 받고 잘못되게 된 원인에는 잘 아시다시피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들이 마구잡이로 내려오고 툭 하면 관치금융이라고 정부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이러다 보니까 금융산업이 국민들한테 불신을 받고 더 나아가서는 서민과 중소상공인들한테 원활한 자금지원을 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금융개혁의 요체는 중소상공인과 서민들에게 원활한 자금공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그리고 또한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관치금융을 철폐시켜서.
◇ 정관용> 그런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하고 관치금융이 서민과 중소상공인한테 은행문턱을 높이게 되는 그 연결고리는 어떻게 됩니까? 낙하산 인사를 하면 서민들이 은행 가기가 어려워져요?
◆ 김문호> 그러니까 비전문적인 사람이 오다 보니까 금융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문성 없는 사람이 내려와서 정치권의 눈치나 보니까 성완종 게이트에서 보였듯이 경남기업 이런 데 엄청난 대출을 막 해 줍니다. 돈들이 다 그런 데로 막 들어가고 대우조선해양 사건에서도 보면 알다시피 제대로 관리감독도 못하고 그러다 보니까 CEO들이 정치권의 눈치나 보고 그쪽에 줄 대고 그런 쪽에 대출해 주고 영업하고 눈치나 보고 되지도 않는 청년희망펀드 이런 거나 온갖 다 하려고 하고 이러다 보니까 정말 정작 우리 사회에 필요한 서민과 중소상공인에 대한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할 고민도 역량도 별로 없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정치권 눈치보고 그쪽에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까 정말 해야 할 일을 뒷전에 미뤘다, 그 말이군요?
◆ 김문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나저나 WEF의 국제경쟁력 그것은 믿을만한 숫자입니까? 정말 관치금융 때문인지 뭔지는 모릅니다만 우리 경쟁력이 우간다보다 낮은 게 맞아요?
◆ 김문호> 그것은요, 비교대상이 다른 겁니다. 우간다는 우간다 기업인들, CEO들한테 조사한 것이고요. 우리나라는 우리는 CEO, 기업인들한테 조사를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간다 국민들이 느끼는 금융산업의 접근성, 편의성이 그렇게 나온 거고 우리는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느낀 접근성, 편의성이 그렇게 나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절대적 비교가 절대 안 되고요.
◇ 정관용>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양국을 비교한 게 아니에요?
◆ 김문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양국의 고객들이 평가한 자기네 금융기관에 대한 점수 이런 거예요?
◆ 김문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간다의 고객들은 우리 고객들보다는 금융기관을 더 높게 평가했다는 거네요?
◆ 김문호> 그렇죠. 그 평가는 그렇게 됩니다. 우간다의 경제상황 전반에 비추어서 우간다 기업인들은 금융산업에 대해서 높게 평가를 해준 거고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비추어서 금융권에 대한 평가를 아주 낮게 평가한 겁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예를 들어서 이 금융 인프라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예를 들어서 인구 10만명당 ATM 보급대수라든가 인터넷뱅킹이라든지 폰뱅킹이라든지 전국의 영업점 숫자라든지 이런 하드웨어적인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인 것은 분명해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하드웨어적인 비교를 한다 그러면 그것은 저희가 우간다하고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높죠.
◇ 정관용> 그럼 어디에서 그렇게 점수가 깎인 거예요?
◆ 김문호> 이겁니다. 우간다 기업인들은 그래도 우간다 금융기관들이 자기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적절하게 자금지원을 잘 해 준다. 그러니까 높은 평가가 나온 것이고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상대적으로 제대로 된 자금공급을 잘 못 해준다. 그러니까 평가가 굉장히 낮게 나온 것입니다.
◇ 정관용> 제대로 된 자금 공급을 못 해주는 핵심원인은 어디에 있어요? 바로 관치금융 이런 데 있는 겁니까?
◆ 김문호>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제일 큰 문제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들에 의한 은행경영. 그리고 수십 년간 축적된 관치금융 이게 바로 은행산업의 자율성을 다 망가뜨려버리고요. 완전히 타율적으로 보신주의적으로 흘러버리게 한 결정적 원인이 된 것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금융노조의 기본입장은 쭉 제가 말씀 들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각도에서 세계경제포럼의 평가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평가 한두 가지를 말씀드리면 첫번째 질문으로 다시 되돌아가는데 정말 오후 4시면 문 다 닫잖아요, 은행들. 그런데 많은 우리 국민들이 ‘저녁까지 하는 은행점포, 주말에도 문 여는 은행점포 이런 거 외국에는 있다는데 왜 우리는 없어?’ 이런 불만이 있는데 그것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문호> 물론 국민들에게 저희들이 모든 서비스를 다 제공해 주면 좋지만 또 현실적인 제약도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일본 은행들은 오전 9시부터 문을 열어서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합니다. 그리고 미국이나 영국 등의 경우도 다 그 나라 실정에 맞게끔 운영을 합니다. 어떤 나라 은행이든지 24시간 풀로 영업을 하는 나라는 없어요.
◇ 정관용> 당연하죠. 그러니까 모든 점포가 24시간 해달라는 게 아니라 특정한 몇몇 점포는 그렇게 주말에 운영하는 점포 등을 운영하는 외국 은행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 김문호> 그것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특수한 경우에는 주말 영업이라든지 또는 야간 영업도 다 합니다. 특히 환전업무 같은 걸 위해서는 공항이나 이런 데서 야간 업무도 다 하고요. 아주 영세 상인들이 있는 곳에는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 이런 데요. 그런 데에 영업시간을 연장해서 밤에도 영업을 하고 그렇습니다. 제한적인 범주 내에서는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는 하고 있어요. 그리고 외국도 그렇게까지 심하게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닙니다. 그것은 최경환 부총리가 ‘오후 4시에 은행 문 닫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거 완전히 잘못 얘기한 겁니다. 잘못 알고 있고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일본도 오후 3시면 문을 닫습니다. 미국의 경우도요. 주별로 다른데 오후 최장으로 해도 5시까지밖에 안 합니다.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런데 어쨌든 우리나라도 몇몇 필요한 곳에는 야간, 주말 이런 것도 하는 곳이 있다는 말씀이신데.
◆ 김문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조금 그런 걸 더 늘려가면 그 은행이 더 인기를 끌지 않을까요?
◆ 김문호> 그렇게 한다고 과연 은행이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해 줄 수 있느냐. 그것은 과거에도 해보았는데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게 나타났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알겠습니다. 일단 그 대목은 그 정도 말씀을 듣고 또 하나가 우리나라에 와 있는 해외 은행들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각 점포별 영업이익률 이런 것들을 비교한 숫자를 저희가 매년 보고 있는데 대체로 외국에서 온 은행들이 훨씬 이익률이 높더라고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문호> 그건 영업방식의 차이 때문이죠. 그들은 세계적인 그룹들을 등에 업고서 주요 기업 고객업무를 주로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1인당 수익성이나 생산성이 높을 수밖에 없죠.
◇ 정관용> 거기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 김문호> 네. 한국산업은행 같은 경우에 평상시에 보면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럴 때 빼놓고요. 한국산업은행이 기업을 주로 상대를 하잖아요.
◇ 정관용> 네, 그렇죠.
◆ 김문호> 그런데 전체 인원은 2000명밖에 안 됩니다. 그럼 1인당 영업이익이 엄청나게 높아요. 예를 들어서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이 1조원의 수익을 냈다. 한국산업은행도 1조원의 수익을 냈다.
◇ 정관용> 직원 수가 엄청 차이나죠.
◆ 김문호> 그랬을 때 1인당 영업이익이나 온갖 생산성지표를 비교하면 한국산업은행이 월등히 높습니다. 그것은 산업은행의 영업방식이 주로 기업 위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정관용> 국내에 와 있는 은행들은 바로 그런 주로 기업 영업만 한다. 그래서 차이가 나는 거다?
◆ 김문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럼 금융노조 입장에서 보실 때는 우리 금융산업의 그런 전문성 없는 낙하산인사나 관치금융 이런 것 말고 우리 금융개혁의 또 다른 과제는 뭘까요? 낙하산인사, 관치금융만 없어지면 우리 금융은 정말 선진국 수준으로 가는 겁니까?
◆ 김문호> 아니죠. 일단 그것이 기본전제가 되어야 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좀 전문적인 은행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금융의 공공성과 상업성을 조화시키면서 국민들의 편의성도 생각하고 은행의 수익적 측면도 생각하는 그런 전문적인 사람들이 되어야 하고 21세기에 더 이상 이런 관치금융이 판을 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건 기본조건이고요. 그걸 바탕으로 해서 아까도 말씀을 드렸지만 서민들이 어떻게 은행의 문턱을 낮춰줄 수 있느냐. 그러니까 무조건 다 해 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 정관용> 물론 그렇죠.
◆ 김문호> 그러면 최대한 문턱을 낮춰줄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하고 그다음에 중소상공인들을 위해서 자금서비스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거냐, 이런 것들을 찾아내고요. 그다음에 또 동시에 우리 국가를 위한 국가기간산업이라든지 미래전략산업들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은행권끼리 협업체제를 갖추어서 효율적으로 지원해 줄 것인지. 이런 것들을 사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협동하면서 나가는 전문적 인재들이 있어야지만 이것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우리나라 금융개혁의 요체는 자꾸 다른 쪽으로 본질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일단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배제해야 하고 이 관치금융 말고 자율경영을 어느 정도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서민과 중소상공인, 국가기간산업, 미래전략산업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그것이 바로 금융개혁의 요체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 낙하산인사 근절하고 관치금융 중단시킬 방법은 뭡니까? 마지막 질문인데요.
◆ 김문호> 최근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에서 당대표 연설을 하면서요. 금융개혁의 요체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김무성 당대표가 뭐라고 얘기하냐면 ‘금융개혁의 요체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경영간섭을 배제해서 관치금융을 철폐해야지만 금융개혁의 방점을 찍을 수 있다’ 이게 당대표의 국회연설이었습니다.
◇ 정관용> 집권여당의.
◆ 김문호> 네. 그런데요. 3일 있다가 금융관련기업에 청와대 행정관이 낙하산으로 내려왔습니다. 며칠 전에 한국금융연수원에 금감원 부원장이 낙하산으로 또 내려왔습니다.
◇ 정관용> 금융기관의 힘만으로 그걸 막아낼 방법이 없습니까?
◆ 김문호> 이미 권력사슬구조가 그렇게 돼 버렸는데요. 당 대표는 국회에서 그렇게 얘기하고. 그게 금융개혁의 요체라고 얘기를 하고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금융개혁의 요체가 인터넷뱅킹, 핀테크라고 얘기를 하고. 최경환 부총리는 영업시간 조절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아무 것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당정청 간에도 금융개혁의 요체가 다 다릅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말씀 들어보니까.
◆ 김문호> 당정청부터 금융개혁의 다른 방향성을 세워줘야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금융노조가 아무리 외쳐도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는 구조화돼서 막아낼 수가 없더라. 이렇게 국민들께 하소연하시는군요.
◆ 김문호> 저희도 진짜 막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반대투쟁을 하는데도 참 안타깝습니다. 저희들이.
◇ 정관용>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문호>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 정관용> 금융개혁에 대한 전국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