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축구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결승골을 넣는 등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기록한 득점에 모두 관여하며 3-0 대승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지동원에게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찾아온 극적인 반전이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데다 대표팀에서도 6개월째 찾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동원에게 10월 A매치는 더욱 간절했다.
지난 9일 쿠웨이트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4차전에서 경기 막판 교체 투입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그는 자메이카와 경기에는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토트넘)이 발 부상으로 빠진 왼쪽 측면 공격수 역할이 주어졌고, 지동원은 상대 오른쪽 측면 수비수의 약점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경기 후 만난 지동원은 “자메이카의 3번 수비수가 발이 느리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일대일 상황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골을 넣은 것은 분명 잘했지만 다른 부분은 아쉽다. 앞으로 소속팀으로 돌아가 더 공격적으로 잘하고 싶다”고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지동원은 지난 2011년 9월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의 2골 이후 무려 1502일 동안 대표팀에서 침묵했다. 4년이 넘는 오랜 기간이다. 오랜 골 가뭄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물음에 지동원은 “마음고생보다는 답답했다. 골을 넣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고, 몇 번 없는 기회도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오늘 골을 넣어 답답함을 날린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님이 베스트 일레븐을 자주 바꾸니까 모든 선수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경기에 들어가면 더 열심히 자기 몫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가 원래 포지션이었던 지동원은 측면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 탓에 최근에는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중앙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크지만 어느 포지션이라도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오늘도 스스로 자신감은 있었고, 동료들도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