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자메이카의 평가전이 열린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프타임을 빌려 설기현(35)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열렸다.
먼저 전광판을 통해 설기현의 현역 시절 활약상이 소개됐다. 이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황금신발을 선물했고 국가대표로 함께 활약했던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국가대표 특별 유니폼을 증정했다. 설기현의 팬클럽은 설기현의 다양한 이미지가 담긴 캐리커처를 선물했다.
설기현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다. 16강전에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하는 동점골을 넣는 등 히딩크호의 측면 공격수로 맹활약을 펼쳤다.
2000년 벨기에 로열 안트워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설기현은 안더레흐트로 이적해 72경기에서 18골을 넣었고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울버햄프턴, 레딩, 풀럼 등에서 활약했다.
설기현은 2010년 K리그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었고 울산 현대를 거쳐 2012년부터 인천 유나이티드에 몸담았다가 올해 3월 전격 은퇴했다.
설기현은 "막상 이 자리에 서보니까 먹먹해지는 느낌이 든다. 먼저 오늘 은퇴식을 마련해주신 정몽규 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축구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설기현은 "되돌아보면 행복했던 선수 시절을 보냈다. 한일월드컵의 감동과 환희를 이곳 경기장에서 함께 했다. 항상 꿈꿨던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고 마지막을 K리그에서 은퇴할 수 있었다. 선수로서 큰 영광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설기현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며 "항상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제가 축구를 꿋꿋이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포항, 울산, 인천 등 묵묵히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 이제 정말 좋은 지도자가 되어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감사의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