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이상민, 선후배 '천적 관계' 바뀌나

'형, 올해는 다를 거에요' 지난 시즌 1승5패로 연세대 선배 문경은 SK 감독(왼쪽)에 열세였던 이상민 삼성 감독은 올 시즌 2연승으로 달라진 전적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KBL)
문경은 SK 감독(44)과 이상민 삼성 감독(43)은 연세대 선후배다. 슈터와 가드로 찰떡 호흡을 맞추며 1993-94시즌 농구대잔치에서 대학팀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끈 바 있다.

그런 둘은 지난 시즌 프로농구 무대에서 사령탑 대결을 펼쳤다. 이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잡으면서 당시 KBL 사령탑 4년차인 문 감독과 맞붙었다. 지난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문 감독은 "이 감독이 첫 시즌에 잘 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우리랑 만나면 6전 전승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감독도 "전력이 열세지만 쉽게 지지는 않겠다"며 되받았다.

실제로 SK는 지난 시즌 삼성에 5연승을 달리며 문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되는 듯했다. 리그 정상급이던 SK는 전력 면에서 최하위권이던 삼성에 우월했다. 그러나 삼성은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SK는 지난 시즌 삼성에 5승1패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한 시즌 만에 두 선후배의 관계가 뒤바뀔 조짐이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삼성이 2연승을 달리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가세로 골밑 싸움이 대등해졌다.


'최강 듀오의 합류' 삼성 라틀리프가 11일 SK와 홈 경기에서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함께 이적해온 문태영(왼쪽)이 보는 가운데 통렬한 덩크를 꽂고 있는 모습.(자료사진=KBL)
삼성은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2라운드 SK와 서울 라이벌 대결에서 85-78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2일 75-72 승리까지 2연승이다. 지난 시즌부터 상대 전적 3연승이다. 이만 하면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지난 1라운드 대결은 삼성의 대역전극이었다. 전반을 27-43, 16점 차로 뒤졌던 삼성은 그러나 3쿼터만 28-14로 앞서며 맹추격했고, 4쿼터에도 20-15로 앞서 승부를 뒤집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1점에 무려 25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외곽에서 장민국(15점)과 김준일(14점)이 지원해줬다. 국가대표 문태영이 빠진 상황에서도 이뤄낸 승리였다.

11일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장민국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문태영이 합류했다. 라틀리프가 21점에 양 팀 최다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킨 가운데 김준일이 양 팀 최다 22점(6리바운드)으로 맹활약했고, 문태영도 15점(5리바운드 4도움)으로 거들었다.

반면 SK는 김선형의 공백이 뼈아프다.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출전 보류 중인 김선형의 빈자리를 최원혁이 메워주고는 있지만 클러치 능력이 살짝 부족하다. 여기에 SK는 11일 2쿼터 도중 기둥 김민수가 부상으로 실려나가는 악재까지 겹쳤다.

12일 현재 삼성은 6승5패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최하위였던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행보다. 모비스 우승 주역 라틀리프와 문태영의 가세가 크다. 여기에 SK에서 이적해온 맏형 주희정의 노련한 조율도 큰 힘이 된다.

SK는 5승6패, 1경기 차로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문 감독과 이 감독의 대결도 아직 4번이나 남아 있다. SK가 반격할 여지는 충분하다. 과연 올 시즌 두 선후배의 전적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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