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을 많이 가리던 강동원은 영화 '전우치'에서 김윤식과 함께 지내며 변화했다.
그는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원래 제가 낯을 많이 가려 다른 배우들과 어울려 노는 타입이 아니었다"며 "전주에서 한 달 정도를 함께 있었는데 선배와 만나 술도 즐기고 친분도 나눴다. 사람 챙기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이에 김윤석은 강동원에 대해 "굉장히 예의바르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면서 "당시에 빨리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해서 함께 술도 마시고 허물없이 지냈다"고 화답했다.
그의 뒤를 이어 강동원과 친해진 배우는 바로 송강호다.
김윤석은 "그런데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강동원 씨가 술이 굉장히 세서 나중에는 우리가 두 손 두 발 들고 도망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부 역할이 흔치 않기에 두 사람은 캐릭터 소화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강동원은 영화에서 김신부(김윤석 분)를 도우면서도 감시하는 신학생 최부제 역을 맡았다. 처음에 그는 4개 국어가 능통하다는 설정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신부들이 일상 생활에서 라틴어를 사용하고, 7개 국어를 배운다는 것을 알고 더욱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다. 지금도 그는 라틴어 대사를 전부 외우고 있을 정도다.
강동원은 "너무 생소한 언어라 어떻게 해서든 익숙해지려고 엄청나게 듣고, 반복했다. 라틴어에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강동원 본인은 무교라서, 직접 어머니에게 부탁드려 신부를 소개받기도 했다.
그는 "무작정 찾아가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 하며 많은 배움을 얻었다. 그러면서 이 분이 지고 있는 짐을 어느 정도까지 표현 가능할지 의문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교단의 눈밖에 난 김신부 역의 김윤석 역시 가족의 도움을 받고, 다큐멘터리를 보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그는 스스로 '믿음이 부족한 사람'이라며 "아내와 아이들은 세례를 받고 성당을 자주 나가는 독실한 신자들이라 도움을 받았다. 부제 후 사제가 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며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배우와 종교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봤다.
그는 "연극 배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기 힘든 직업이다. 선배들이 종종 종교의 길과 연극 배우의 길은 똑같다고 이야기했었다. 실제 친한 배우 중에 스님이 된 사람도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윤석은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추격자'를 예로 들면서 "미스터리물이 국내에서는 흔한 장르가 아닌데, '추격자'가 흥행해 스릴러가 유행했던 것처럼 이 영화가 다양성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검은 사제들'은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두 사제가 겪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배우 강동원, 김윤석이 출연하며 오는 11월 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