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지난해 10월 국방과학연구소 해외사무소에서 암호장비를 분실했다”며 “군에서는 사고 발생 이후 바로 동일 장비에 대해서 사용중지 지시를 내리고, 전부 수거해 암호키를 변경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장비는 현지공관과 정부간 비밀문서를 팩스로 송수신할 때 전문을 암호화하는 장비로, 국방과학연구소(ADD) 현지 사무소에 설치됐다 사라졌다. 이 장비는 2012~2013년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고, 지난해에만 시험테스트를 포함해 3회 사용된 데 그쳤다.
국방부에 따르면 장비 분실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10월 14일 오전이다. 국방부는 이로부터 이틀 뒤 상황을 보고받고, 전세계 공관을 대상으로 사용중지 및 암호키 교체 등 사후조치를 올해 2월까지 실시했다.
이에 따라 분실 시점부터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4개월간 우리 정부의 암호체계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사관 무관부에서 운용해야 하는 장비가 대사관 밖 ADD에서 쓰였다는 점, 해당 암호장비 외에 다른 분실 장비의 존재 가능성 등에서 당국의 취약한 보안태세가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장비를 분실한 ADD 직원에게는 감봉 1개월의 경징계만 내려져, 당국이 전대미문의 보안사고를 놓고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는 비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분실로 인한 암호체계 유출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게 담당 전문부서의 설명”이라며 “장비를 개봉하는 순간, 감지센서가 암호키 자체를 삭제해버린다”고 해명했다. 또 “이후 해당 장비는 무관부에만 설치하고 외부에는 두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분실 직원 징계 문제에 대해서는 “보안담당 부서에서 당초 중징계를 건의했는데, 해당 직원의 수상 경력 등을 감안해 일단 감봉 1개월에 처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