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김영수 원장이 다음달 12일 치러질 수능의 난이도를 모의평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8일 서울시 중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수능 난이도에 대해 "6월 모의평가부터 9월 모의평가, 본수능까지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난도 문제를 포함할 계획을 묻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말 어려운 수학, 영어 문제가 나오면 아이들이 그 한 문제를 맞히려고 학습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016학년도 수능도 작년처럼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국어 A형 6.12%, B형 1.29%였으며, 수학 A형 1.17%, B형 4.11%, 영어 4.64%이 될 정도로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 원장은 '물수능'에 따른 최상위권의 변별력 논란을 두고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수준이면 대학들이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학년도에 도입할 영어 절대평가와 관련해선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에 대해 느끼는 부담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며 '대학별 고사 확대' 우려에 대해서는 "전형방법이 다양한 만큼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김 원장은 수능 출제오류 사태가 올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가원은 수능개선위가 마련한 여러 가지 제도를 6월 모의평가 때부터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며 "문제 오류도 전혀 없었고 이의신청, 심사과정도 적용해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정말 믿어주십시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수능 출제위원장과 동등한 급의 검토위원장을 신설한 점을 제도 개선의 핵심으로 꼽았다.
문·이과 통합을 골자로 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수능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김 원장은 "수능이 시행된 지 20년이 됐고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제 수능을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라며 "다른 과목에서도 절대평가가 필요하지 않느냐, 수능의 영향력을 저하시키거나 높일 필요성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입에서 수능의 역할을 내신과 별도로 대학에 가는 '패자부활전의 통로'에 비유하고 "아무리 줄여도 수능은 정시 비중의 20∼30%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교육부가 검토하는 교과서 검정기관의 일원화에 대해선 "모든 것을 일원화하면 획일적이고 통합적인 기준으로 교과서를 검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과목이 가진 성격과 전문가들의 전문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서강대에서 7년간 입학처장을 지냈고 올해 4월 한국교육평가원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