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는 서비스 향상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건물 내 식당가들이 고사 직전에 몰리면서 상가주와 식당 주인들은 마사회가 상가를 헐값에 매입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30분 경기 수원 영통구의 마사회 수원지점이 입점한 주상복합 건물 내 식당가.
평소 같았으면 경마를 즐기는 사람들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문전성시를 이룰 시간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10곳의 식당에서는 주인들의 한숨소리만 흘러나오고 있다.
마사회 수원지점이 올 7월부터 고객서비스 향상을 명분으로 좌석 정원제(1,347석)를 실시한다며 기존 2,000원이던 입장료를 최소 1만 원에서 최대 2만 원으로 인상하면서 도시락을 제공했고, 인근 식당들을 찾는 손님들이 급감했다.
이러다보니 마사회가 도시락을 제공하기 전에는 경마 열리는 주말 장사만으로도 월간 1천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던 식당들은 주말 내내 10여만 원의 매상도 올리지 못하는 등 고사 위기에 처했다.
특히 10여 곳의 식당 중 대다수는 임차인이 운영하고 있어, 쌓여 가는 임대료는 물론 전차주(前借主)에게 낸 관행상의 금전인 권리금도 날릴 처지라는 것.
한 식당 주인은 "마사회가 도시락을 제공하면서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서민들이 마사회의 횡포에 의해 삶의 터전마저 뺏길 처지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00년 8월 이 건물 3∼5층에 개장한 마사회 수원지점과 장외발매소는 이용객의 편의 향상과 협소한 사무실 공간을 넓히는 등 시설 현대화를 위해 같은 건물 3층의 식당 10곳의 매입을 올 초부터 추진했다.
하지만 매각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마사회는 감정평가 업체의 감정가를, 상가주들은 현실적인 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수차례 협상이 결렬됐고, 마사회가 도시락을 제공하면서 상가주와 상인들은 마사회가 횡포를 부린다며 이용객들을 상대로 도시락 제공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 상가주는 "마사회가 2000년 분양 당시보다 낮은 감정가를 제시해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이제는 매입도 아닌 장기 임대를 협상카드로 제시하며 무료 도시락 제공으로 상가주와 상인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마사회 수원지점은 사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100인 이상의 감정평가사를 둔 업체에 의뢰해 가격을 책정했으나 상가주들이 감정가격의 2-4배를 요구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수원지점은 그러면서 상가매입과 도시락 제공은 별개의 문제로 사회공헌 사업을 병행해야하는 조직의 특성상 건물 내 상가식당 이용으로 인한 음주와 흡연 등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도시락을 제공했고 이용객을 제한하다보니 마권 판매 등 매출이 줄었으나 고객만족도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원지점 관계자는 "수원지점을 비롯한 전국 6개 지점에서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가 매입을 위한 것이 아닌 정보지, 음료 제공 등의 서비스 중 하나다"라며 "공기업이다보니 상가주 등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