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산가족 생방송은 어떻게 유네스코에 등재됐을까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풍경. (사진=KBS 제공)
KBS가 방송한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리나 보코바(Irina Bokova)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10일(프랑스 현지시간 9일), 61개국에서 제출한 2014~2015년도 세계기록유산 후보 총 88건의 기록물 중에서 'KBS 이산가족찾기 방송기록물'을 포함한 47개 기록물에 대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

동시에 등재된 한국국학진흥원의 '한국의 유교책판'까지 우리나라는 13개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KBS는 독일의 베를린-브란덴부르크 방송사에 이어, TV 방송사로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방송사가 됐다.

이번에 등재된 KBS 프로그램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지난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138일에 걸쳐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세계 최장 생방송이다. 방송을 통해 100,952건이 신청됐고, 53,536건의 이산가족 사연이 방송에 소개됐으며 총 10,189건의 상봉이 이루어졌다.


심사에 참여한 독일의 요르단 조단(Lothar Jordan·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부의장·세계기록유산 교육·연구 소위원회 의장)은 "나도 한 때 분단국가였던 독일 출신이기 때문에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이 한국 사람들의 삶과 감정에 미쳤을 엄청난 영향력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국내 관계자들은 TV에 방송된 영상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봤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획하고 추진한 송기윤 단장(세계유산특별프로젝트 방송기획단)은 "지난 201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독일의 '베를린 장벽의 축조와 붕괴'는 방송기록물 포함, 대부의 서류와 증언 등으로 이루어진 기록물"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KBS 이산가족찾기 기록물은 그야말로 TV을 통해 생생하게 방송된 '영상기록물'이며, 그 양은 역사상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최대 규모"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서경호 서울대 교수(전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 역시 "TV 방송프로그램이 등재된 경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베를린 장벽에 관한 기록물은 서류, 증언 등이 대부분이며 방송물은 극히 일부"라며 "그러나 KBS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방송이 핵심이다. 앞으로 세계기록유산 목록에서 방송물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역사적으로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하여 1992년에 처음 창설한 것으로 기록유산으로 인정되는 대상은 필사본, 도서, 신문, 그림, 지도, 음성, 영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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