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안도의 한숨 "잠실 못 올 뻔 했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어렵게 한 경기로 끝낸 넥센.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1차전에서 졌으면 2차전은 힘들었어요."

넥센은 사상 처음으로 펼쳐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를 연장 접전 끝에 5-4로 힘겹게 이겼다. 덕분에 한 경기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끝내고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었다.

힘겨운 승부였다. 5회초 박헌도의 다이빙 캐치가 실패해 역전을 허용했고, 마지막에 등판한 한현희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다시 리드를 뺏겼다. 자칫 2차전까지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승리를 챙겼다. 염경엽 감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잠실에 못 올 뻔 했다"면서 "1차전에서 졌으면 2차전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2차전, 쓸 투수가 없었다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손승락, 조상우, 한현희를 모두 투입했다. 이기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조상우는 3이닝을 던졌다. 한현희는 만약 경기가 재역전 없이 끝났으면 패전 투수가 되는 상황이었다. 손승락을 제외하면 2차전에서 쓸 투수가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으로 갔다면) 조상우는 많이 던졌고, 한현희는 패전 투수라 2차전 기용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중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내다보고 양훈에게 불펜 피칭을 지시했다. 대신 한현희가 연장 11회초 실점을 했을 때 김택형, 하영민 등을 준비시켰다. 자칫 양훈을 써보지도 못하고 가을야구를 마감할 수도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9회를 지나가면서 양훈에게 불펜 피칭을 왜 시켰나 싶었다. 잘못하면 준플레이오프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테일이 부족했다

넥센은 5회초 2사 3루에서 나주환의 타구를 좌익수 박헌도가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뒤로 빠뜨렸다. 그 사이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왔고, 나주환은 3루까지 내달렸다. 여기서 유격수 김하성의 3루 송구가 나주환의 몸에 맞고 튀면서 나주환마저 홈으로 들어왔다. 1-1로 팽팽하던 경기가 1-3이 됐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박헌도의 다이빙 캐치는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투아웃이었다.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으니 다이빙을 했다"면서 "어차피 안타는 1점이다. 투아웃이었기에 잡으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계 플레이에서의 디테일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이택근이 잡으려 달려들지 않고 곧바로 백업을 들어갔으면 2루타로 막을 수 있었다"면서 "또 김민성도 베이스를 지키기보다는 주자 앞에서 공을 잡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넥센은 한 경기만 치르고 준플레이오프로 올라왔다. 염경엽 감독은 김하성을 지목하며 "1차전에서 졌다면 오늘 긴장할 뻔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겼기에 긴장을 줄일 수 있었다. 이긴다면 작은 실수는 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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