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한국시각) 쿠웨이트의 쿠웨이트시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예선 G조 4차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2차 예선이 시작한 이후 나란히 3연승을 달리는 두 팀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이 경기는 분명 중요했다. 하지만 분명 한국과 쿠웨이트의 객관적 전력 차는 분명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53위, 쿠웨이트는 15번째인 128위다.
결과는 한국의 1-0 아슬아슬한 승리. 경기 내내 한국과 쿠웨이트의 전력 차를 느낄 수 있었던 내용이 계속됐다. 한국은 전반 12분 만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결승골이 터진 뒤 다소 느슨한 경기 운영에도 쿠웨이트를 꺾었다. 경기 막판에는 안방에서 승점 1점이라도 얻으려는 쿠웨이트의 공세에 시달려야 했지만 끝내 한국은 승점 3점을 지켰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1년 동안 한국 축구는 21경기에서 15승3무3패를 기록 중이다. 21경기를 치르는 동안 36골을 넣었고, 실점은 불과 8골뿐이다. 아시안컵에서는 아쉽지만 준우승을 거뒀고, 동아시안컵에서는 사실상의 후보선수들로도 우승을 차지했다.
분명 한국 축구는 예전부터 동아시아를 너머 아시아 전역에서 이름을 날렸고, 그 덕에 ‘아시아의 맹주’라는 별명도 얻었다. 비록 최근 들어 다소 세기는 약해진 면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며 사실상 월드컵 최종예선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제는 한국 축구가 다시 한 번 어깨를 쭉 펴고 누구와 만나도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신중한 모습도 좋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팀들과 싸우는 2차 예선부터 겸손할 필요는 없다.
누가 뭐래도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다툴 진짜 경쟁은 최종예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