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컵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피츠버그는 올해 98승64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2위였다. 하지만 1위가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세인트루이스(100승62패)였다. 컵스 역시 97승65패로 전체 3위였지만,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와 같은 지구였다. 두 팀 모두 다른 지구였다면 우승이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했고, 결국 포스트시즌 9연패를 끊은 컵스가 디비전 시리즈로 올라갔다.
▲겁 없는 루키에 당한 피츠버그 에이스
피츠버그 선발 게릿 콜은 올해 19승8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한 에이스다. 통산 컵스전에 9번 등판했고, 피츠버그는 8승을 거뒀다. 올해 컵스와 네 차례 맞대결에서도 2승1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호투했다.
컵스전에 자신이 있었던 콜은 컵스의 루키 카일 슈와버에게 당했다. 슈와버는 6월17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타율 2할4푼6리, 홈런 16개를 기록했다.
슈와버는 시즌 막판 17경기에서 단 1타점이 그쳤다. 홈런도 9월1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1회초 무사 2루에서 선제 적시타를 때렸고, 3회초 1사 1루에서는 투런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최종 성적은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슈와버는 1932년 프랭크 데마리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친 컵스 루키다. 또 포스트시즌에서 2안타를 친 첫 컵스 루키로 기록됐다.컵스에서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한 경기 3타점을 기록한 타자는 적으로 만난 아라미스 라미레즈다. 라미레즈는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를 상대로 3타점을 올렸다.
제이크 아리에타의 선발 등판 때 타선이 3점 이상을 지원한 19경기에서 컵스는 18승1패를 거뒀다. 아리에타 역시 17승을 챙겼다. 슈와버의 3타점은 컵스가, 그리고 아리에타가 승리하기에 충분한 점수였다
콜은 통산 컵스전 56⅓이닝 동안 단 2개의 홈런만 맞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만 2개의 피홈런을 허용하며 5이닝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벤치 클리어링도 흔들지 못한 컵스 에이스
아리에타는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다. 33경기에서 22승6패 평균자책점 1.77의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특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평균자책점이 0.75다. 메이저리그 후반기 역대 최저 기록이다. 8월 이후에는 12경기 11승 평균자책점 0.41을 찍었다. 8월 이후 최저 평균자책점이었던 1943년 스퍼드 챈들러의 0.83을 넘어섰다. 올해 피츠버그전 평균자책점도 0.75였다.
6회말까지 무실점이 이어졌다. 하지만 7회초 타석에 들어섰다가 공에 맞았다. 통산 192타석 만의 첫 몸에 맞는 공.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사구를 얻은 투수는 지난해 존 래키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고, 벤치 클리어링이 펼쳐졌다.
하지만 아리에타는 흔들리지 않았다. 2루 도루까지 성공하는 여유를 보였다. 2009년 클리프 리 이후 투수의 포스트시즌 첫 도루다. 포스트시즌 투수 최다 도루는 존 스몰츠의 3개.
결국 아리에타는 9이닝 무실점, 완봉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11탈삼진에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탈삼진 10개 이상을 잡고, 볼넷 하나 없이 완봉승을 거둔 투수는 아리에타가 처음이다.
경기 전 강정호가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휠체어에 앉은 채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강정호가 손을 흔들자 홈 팬들은 환호했다. 강정호는 지난 9월18일 컵스전에서 부상을 당해 수술과 함께 시즌 아웃됐다. 팀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PNC 파크를 찾은 것.
강정호는 올해 피츠버그의 클린업 트리오에서 활약했다. 126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홈런 15개를 기록했다.
피츠버그에서 아리에타를 상대로 강했던 타자는 앤드류 매커친이 유일했다. 통산 23타수 8안타로 타율 3할4푼8리였다. 하지만 나머지 7타자(투수 제외)의 아리에타 상대 성적은 85타수 14안타, 타율이 고작 1할6푼5리였다.
강정호 역시 아리에타에게 12타수 2안타로 약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400타석 이상 들어선 피츠버그 타자 중에 타율 3위였다. OPS(출루율+장타율)는 8할1푼9리로 간판 타자 매커친(8할8푼9리) 다음이었다. 그래도 아리에타를 공략할 확률이 높은 타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