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이겼다' KGC 이정현, 33득점 대폭발

이정현, 대표팀 복귀 첫 경기서 개인최다-시즌 국내선수 최다득점

이정현이 양희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KBL)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소집이 끝나고 일정상 가장 먼저 프로농구 코트를 밟은 선수는 김태술(전주 KCC)이었다. "걱정이 많았다"는 그의 우려와는 달리 복귀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들도 "우리도 놀랐다"며 김태술의 빠른 연착륙을 반겼다.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가 열린 마지막 날, 2명의 국가대표가 한꺼번에 돌아왔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슈터 이정현과 서울 삼성의 '연봉킹(8억3천만원)' 문태영이 나란히 KBL 무대에 복귀했다.

이정현이 남긴 임팩트는 놀라움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마치 프로농구 코트 복귀를 기다렸다는듯이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다.

이정현은 7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33점(3점슛 5개) 4리바운드 5스틸을 기록해 KGC인삼공사의 94-82 승리를 이끌었다.

33점은 이정현의 프로 데뷔 후 한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9점. 또 올 시즌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기도 하다. 시즌 첫 경기에서 이같은 대기록을 세웠다.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유행어처럼 이정현 자신이 이정현을 이겼다.

1쿼터 중반 홈 팬들의 박수를 받고 코트에 들어선 이정현은 2쿼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뜨리며 13점을 몰아넣었다. KGC인삼공사는 전반전을 41-35로 마쳐 승기를 잡았다.


이정현은 3쿼터에서도 9점을 몰아넣었고 점수차는 계속 벌어졌다. 3점슛에 화려한 리버스 레이업까지, 못하는 게 없었다.

삼성 라틀리프를 상대로 리버스 레이업을 시도하는 KGC인삼공사 이정현 (사진 제공/KBL)


KGC인삼공사에게는 단비같은 활약이다. KGC인삼공사는 국가대표팀 차출과 불법 스포츠 도박 파문으로 인해 오세근, 박찬희, 이정현, 전성현 등 수많은 선수들을 잃은 채 시즌을 맞이했다. 양희종과 강병현 등 기존 선수들의 체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박찬희도 대표팀에서 돌아왔지만 손가락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 그래서 이정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이정현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KGC인삼공사는 이정현의 활약 덕분에 1라운드를 4승5패로 마쳤다. "최악 중의 최악"이라며 걱정이 많았던 김승기 감독대행으로서는 크게 만족할만한 성과다. 반면, 삼성 역시 1라운드를 4승5패로 마무리했다. 문태영은 22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로써 정규리그 1라운드가 끝났다. 이정현이 그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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