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전주 KCC 소속이다.
2. 2004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 입단 동기다.
그렇다. 하승진과 에밋은 2004년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지명을 받은 선수다.
에밋은 2라운드 전체 35순위로 시애틀 수퍼소닉스(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선택을 받았다. 하승진은 2라운드 전체 47순위 지명을 받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에밋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1부리그에서도 상위 컨퍼런스로 인정받는 '빅12(BIG12)' 컨퍼런스의 텍사스 공대를 졸업했다. 당시 텍사스 공대는 대학농구의 명장 바비 나이트 감독이 이끌었다. 에밋은 대학 시절 통산 2,256점을 넣었다. 지금도 역대 통산 1위 기록으로 남아있다.
하승진은 에밋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승진은 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끝난 2015-2016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을 마치고 "에밋을 기억한다. 드래프트가 끝나고 신인선수 교육을 함께 받았다"고 말했다.
에밋에 대한 인상은 강렬하다. 하승진은 "미국에서 NBA 진출을 준비할 때 TV를 보는데 대학 선수들의 덩크 대회가 방송됐다. 그때 한 선수가 사람들을 세워놓고 뛰어넘는 덩크를 터뜨렸다. 그 선수가 에밋이다"라며 웃었다.
☞하승진이 감탄한 에밋의 '리즈 시절' 덩크 보러가기 (영상-유투브)
에밋은 NBA에서 두 시즌을 소화했다. 2004-2005시즌을 마치고 리그를 떠났다가 복귀해 2011-2012시즌을 뛰었다. 통산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NBA 무대에 진출한 하승진도 NBA에서 두 시즌 동안 경험을 쌓고 국내 무대로 유턴했다.
외국인선수 사이에는 묘한 서열 관계가 있다. 경력이 뛰어날수록 동료들로부터 존중을 받는다. 오래 전 KBL에서 뛰었던 NBA 출신의 아트 롱이 이태원에서 리 벤슨에게 전화를 걸어 "10분 안에 나 있는 곳으로 와라"고 말하자 벤슨이 헐레벌떡 달려왔다는 일화가 있다. 10분이 넘게 걸려 벤슨이 어쩔 줄 몰라 했다고. 성격이 강하기로(?) 유명한 벤슨조차도 롱 앞에서는 순한 양이었나 보다.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가운데 에밋의 경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경력은 곧 자존심이다.
KCC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리카르도 포웰의 경력도 만만치 않다. NBA 무대를 밟아보지는 못했지만 프리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수차례 NBA에 도전했던 선수다.
둘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KCC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선수들의 관계가 정말 중요한데 두 선수는 정말 잘 지낸다. 최근에 포웰이 경기 후 인터뷰를 할 때가 많았는데 에밋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항상 라커룸에서 포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웃으며 체육관을 떠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