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군 전역 후 첫 시즌을 치르는 정우람에게 6월부터 마무리를 맡겼다. 정우람은 승승장구하다가 후반기 부진에 빠졌다. 후반기 성적은 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6.86. 7승6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21로 시즌을 마쳤지만, 불안함은 감출 수 없었다.
결국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넥센 염경엽 감독과 SK 김용희 감독은 보직 파괴를 선언했다.
최근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보면 확실한 마무리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왕조 현대에는 조용준, 후반 왕조 SK에는 정대현, 2010년대 새 왕조로 자리매김한 삼성에는 오승환, 임창용이 존재했다. 넥센과 SK 역시 강력한 마무리를 보유하고 있지만, 팀 사정상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직을 파괴했다.
염경엽 감독은 "항상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 투수진 운용은 다르게 해왔다"면서 "손승락과 조상우, 한현희는 보직보다 상황에 맞춰 기용하겠다. 마무리가 정해진 것도, 셋업맨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상황에 따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감독 역시 정우람을 마무리로 고정하지 않을 계획이다. 승기를 잡아야 할 때라고 판단되면 일찍 마운드에 올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지면 끝이기 때문에 정우람을 아껴둘 여유도 없다.
김용희 감독은 "우리는 그야말로 단기 승부니까 전체적으로 투수들을 가동할 것"이라면서 "정우람이 시즌 동안 마무리로서 역할을 했지만, 와일드카드전 두 경기에서는 더 빨리 투입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