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고영주 이사장의 이념적 편향성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벌어졌지만 고 이사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나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민중민주주의자라고 규정했다. 그런데 민중민주주의자는 공산주의의 변형이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노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냐"고 묻자 고 이사장은 "저는 그렇게 봤다"고 답했다.
"(노동운동, 농민운동 경력이 있는)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도 공산주의자냐"라는 질문에는 "과거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에 '김일성이 남조선에서 똘똘한 사람을 키워 사법부에 침투시켰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공산주의자 색깔을 덧칠하려 한 고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전향한 공산주의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답변이 이어지자 야당 의원들은 고 이사장에 대한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일베(일간베스트)의 영웅이 되셨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등에 대해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어떻게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 앉게 됐나"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도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공산주의자라고 단정 짓는 분으로, 매카시가 한국의 '고카시'로 살아 돌아온 것인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호준 의원은 "정치 이념적으로 매우 극단적 인식을 갖고 있다. 공정한 방송문화 진흥의 취지를 실현시킬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을 철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촉구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오히려 야당 의원들을 비판하며 고 이사장을 감싸고 나섰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적절하게 합리적 범위 내에서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정파적 발언에 대해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류지영 의원도 "(야당이) 청문회하듯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날 미방위 국감은 여야 의원들의 감정싸움으로 대부분의 시간이 허비됐고 원활한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감을 여야 진흙탕 싸움장으로 만든 고 이사장은 끝까지 사과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과거 이야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상임위(미방위)에서 야당 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한 것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냐"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의 질문에 고 이사장은 "형사소송에 관련된 문제라…"며 말끝을 흐렸고 "사과할 의사가 없냐"는 우 의원의 재확인에 "네"라고 밝혔다.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고 이사장이 지난 2일 문재인 대표를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는 발언을 한데 이어 이날 국감에서도 이념 편향적 발언을 쏟아낸데 대해 해임결의안까지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