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으로서는 아쉬운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두산과 막판까지 3위 경쟁을 펼치던 넥센은 마지막 10경기에서 4승6패를 기록하면서 4위로 밀려났다. 특히 먼저 시즌을 마친 뒤 두산이 4일 마지막 KIA전을 이기면서 순위가 바뀌었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하지만 예상 외로 넥센은 편안했다.
주장 이택근은 6일 미디어데이에서 "두산의 마지막 경기를 보다가 김현수의 홈런이 나오고 TV를 껐다"면서 "끄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오히려 편안했다. 1~2경기만 더 하면 된다. 스트레스 때문에 막판 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자신감을 떠나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만 받는다"고 말했다.
4번 타자 박병호도 같은 생각이다. 포스트시즌에서 페넌트레이스 기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전광판 기록도 모두 '0'에서 시작한다.
박병호는 "마지막에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나 뿐만 아니라 안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면서 "전광판 기록이 다 지워지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신경을 안 쓰고 긍정적으로 경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년 동안 치렀던 포스트시즌 경험이 약이 됐다. 즐기라고 했던 염경엽 감독도 올해는 승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다소 험난한 길에서 시작하지만, 오히려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년은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만족을 했기에 도전에 실패했다"면서 "현재 상황은 조금 힘들게 시작하지만, 이런 상황이 선수들이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지난 2년과 달리 선수들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계속해서 "이번 포스트시즌은 절박하고, 냉철하게 승리에 모든 초점을 맞춰 선수들이 움직여줄 것"이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SK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7일 패하면 끝이다. 게다가 2년 만의 가을야구다.
김용희 감독은 "어렵게 와일드카드전에 진출했다. 페넌트레이스는 부진했지만, 막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넥센과 다르게 지면 바로 탈락한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준플레이오프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일단 1차전에 모든 것을 부을 생각이다. 준플레이오프는 와일드카드전을 통과한 후 생각하겠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가을야구 DNA를 살려 무조건 넥센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시즌 초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5위에 그친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도 강하다.
주장 조동화는 "2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다. 진출했으니 더 위로 가도록 선수들이 뭉치고 있다. 분위기는 좋다"면서 "미디어데이에 오기 전에 짐을 싸는데 와이프가 목동말고 잠실까지 갈 거니까 짐을 많이 싸줬다. 넥센은 1차전 승리를 원하지만, 우리는 위를 보고 하루하루 열심히 싸워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