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민경욱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 개인 사정에 따라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과 박 차장의 사의 표명은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한 사전 준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두 사람 이외에 앞으로 추가적으로 거취를 표명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 근무하는 사람들의 거취에 대해 추측 보도들이 많았다. 그런 것에 대해 매듭을 지으려고 한다"며 '추가적으로 거취를 표명할 참모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출마 예정설이 나왔던 인사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이 있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개인적인 사정이니 그런 것이 있었을 것이다. 제 생각엔 그렇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의견을 물어보고 하신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제가 나와서 매듭을 짓겠다는 표현을 쓰는걸 보면 짐작하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임을 시사했다.
결국 언론에 보도된 총선 출마 예상 참모들을 대상으로 일정한 의견 수렴 절차가 있었고, 이에 따른 결과가 민경욱 대변인과 박종준 차장 2명의 사퇴로 정리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청와대의 대립과 갈등이 대구 등 주요 지역의 전략 공천을 위한 청와대의 지분 챙기기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박 대통령의 정면 돌파 행보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역사적 전환기에서 정말 힘들고 고통스런 개혁을 우리나라가 해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 아래 박 대통령은 개혁과 경제살리기, 청년일자리 창출 등에 매진하기 위해 더 이상의 소모적인 추측이나 이런 것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공천 지분을 놓고 다툼을 벌이거나 한 적은 없었다"며 "지난번에도 (안심번호 국민공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일 뿐 공천권 다툼 등은 대통령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청와대가 이처럼 참모들의 총선 출마에 선을 그음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지난달 대구 방문 이후 불거졌던 청와대 참모들의 대구지역 총선 차출설 및 대구 지역 물갈이설이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대구를 방문하면서 권영진 대구시장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대구의 대표적인 민생현장인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격려할 당시 대구지역 의원들은 전혀 초청하지 않아, 정치권에서는 대구 지역 물갈설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