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정위는 2일 오후 서울 남현동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앞서 발표한 244~249개 지역구 수 범위 내에서 단일안을 결정하려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획정위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저녁식사를 도시락으로 해결하면서 정회와 회의 속개를 거듭하며 8시간동안 논의를 벌였으나 결국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 확보 문제였다.
농어촌 지역 의원들은 특별선거구 채택 등 농어촌 지역구 유지 대책을 요구하며 전날부터 국회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이날 오전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지도부에게 조속한 협상과 합의를 요구하면서 획정위에 발표 시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도 회동을 갖고 발표 연기 요청 방안을 논의했다. 비록 농어촌 지역구를 살리기 위해 지역구 수를 늘리고 비례대표 수를 줄이자는 여당과 비례대표는 줄일 수 없다는 야당 주장이 맞서면서 연기 요청은 하지 못했지만 획정위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금옥 획정위 공동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재가 제시한 인구기준을 준수하는 동시에 농어촌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성대 공동대변인은 다음 회의 날짜를 잡지 못한 이유에 대해 “쟁점 부분에 대한 합의를 아직 하지 못해서 이 상태에서 산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획정위는 쟁점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지만, 244~249개의 지역구 수 범위는 변하지 않는다고 거듭 확인했다.
또 획정안은 당초 계획대로 법정시한인 오는 13일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어촌 지역 의원들은 획정위가 이날 지역구 수를 확정하지 못하자 곧바로 긴급성명을 내고 여야 대표에게 농어촌 지방 지역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 즉각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농어촌·지방 주권지키기 의원모임 간사인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성명에서 “선거구획정안 제출시한이 불과 열흘 밖에 안 남았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면서 “이제 여야 대표가 대승적 결단을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여야 대표가 묵묵부답의 태도로 일관하며 농어촌 지방을 죽이는 선거구 획정방안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면서 “선거구획정이 진정 민심을 대변하고, 농어촌 지방을 살리는 방향이 될 수 있도록 여야 대표가 전향적으로 논의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도 "농어촌 지역구 수는 줄일 수도 없고, 줄여서도 안 된다"면서 "13일 전까지 여야는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아 알찬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야당에 농어촌 지역구 관련 협상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