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수명 짧은 이유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세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50세인데 반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스물일곱 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상장기업 전체로 봐도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평균 수명이 32.9년 밖에 되지 않는다.

100년 장수기업은 두산을 비롯해 고작 7개사 밖에 되지 않아 살아남았다는 것이 기적으로 통할 정도다.

‘박승직 상점‘으로 문을 연 두산은 1896년에 창업한지 올해로 119년째를 맞아 최장수 역사를 기록했다.

1897년 설립된 최초 민간은행인 조흥은행(옛 한성은행)이 2006년 신한은행으로 통합돼 이름은 없어졌지만 118년의 역사를 지녔다.

소화제의 대명사로 통했던 '활명수'의 동화약품도 1897년 동화약방에서 시작해 똑같이 118년 역사를 자랑한다.

이밖에 우리은행(상업은행) 116년, 몽고식품 110년, 광장 104년, 보진재 103년으로 100년 장수 브랜드들이다.

성창기업지주(성창기업.99년)가 해가 바뀌면 창립 100년이 되고 1917년 설립된 KR모터스(대전피혁.98년)와 1919년 문을 연 경방(96년)도 100세 기업에 골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령 90대에는 메리츠화재(조선화재)가 93년, 삼양사(삼수사)와 하이트진로(조선맥주)가 91년의 역사를 지닌 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80대의 나이에는 유한양행(89년)과 삼성제약(86년), CJ대한통운(조선미곡창고.85년)과 금호전기(80년)가 있다.

◇ 장수기업의 대국 일본 1437년 된 세계 최고령 건축회사도 ‘건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100년, 200년을 넘어 1000년이 넘는 기업까지 있고 특히 일본은 200년 넘는 장수기업이 4천개를 헤아린다.

일본이 전 세계 장수기업 7212개사의 44.6%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1년 전인 2014년 9월 기준 일본 내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은 전년대비 4.7% 증가한 2만7335개사로 계속 증가추세다.

은행업이 장수기업인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업종별로는 소매업(27%), 제조업(24.1%), 도매업(22.9%), 건설업(10%) 순이며 매출액으로 볼 때는 전체의 81.6%를 연간 매출 10억 엔 미만의 중소 및 중견 기업이 차지했다.


장수기업의 비결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기술력에 엄지를 세운다.

578년에 설립돼 1500년 가까운 세계 최고령 기업으로 공인받은 일본의 건축회사 ‘곤고구미(金剛組)’가 바로 이를 입증한다.

이 회사가 건축한 고베 시 한 사찰은 1995년 대지진에도 보란 듯이 살아남았다.

장수기업의 공통점에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혁신’이 녹아있다.

1년이 아니라 최소 10년 단위로 뒤를 내다보고 장기계획을 세워 단기 매출보다는 장기 연구개발을 통한 핵심 소재 원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식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상생과 공존’이라는 기업가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고객과 소비자,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중시한다는 점도 우리가 배워야 할 바다.

일본의 쿠보타 쇼우이치 호우세이대 교수는 건강한 장수기업의 네 가지 덕목에 ‘회사 종업원을 소중히 여김’이 들어가 있다.

쿠보다 교수는 "건강한 장수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전통을 중시하면서 혁신을 추구하고 종업원을 소중히 여긴다"고 말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도 “우리 기업 환경에서 기업들이 소비자나 종업원들과 함께 한다는 상생의 기업가정신이 척박해져가고 있다는 게 우리 기업 역사가 짧은 이유”라고 잘라 말했다.

"혁신적인 창의성으로 창업자들이 은퇴한 뒤에도 오래도록 영속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한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장수기업은 기업인의 영원한 로망이다.

‘살아남는 기업이 승리하는 기업’임을 아는 강소기업들은 오늘도 쉼 없는 생존경쟁 속에 역사의 벽돌을 쌓아가고 있다.
<재벌닷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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