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과 지인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무조정실의 조사를 받아 온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의 해명이다. 국회의원까지 지낸 사장의 해명치곤 적절치 않아 보인다. 공사 사장으로서 그의 행보를 돌이켜 보자.
18대 경기 화성갑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 사장은 19대 재보궐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대신 지난 2013년 12월 공기업인 지역난방공사 사장 자리를 꿰찼다. 당시 김 사장은 전문 지식은 물론 관련 배경이 전혀 없어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 김 사장은 업무 파악이 끝난 뒤 취임 4달만인 지난해 3월, 매제인 이 모 씨를 지역난방공사 서울중앙지사에 파견근로자 형태로 채용했다. 국무조정실이 조사에 들어가자 이씨는 지난 8월 퇴직했다.
퇴직 시점 자체도 논란이 됐다. 이씨가 실제 퇴직한 시점은 지난 8월이지만, 조사가 시작되기 한달 전 이미 퇴직을 위한 절차를 밟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지역난방공사 비상계획관이던 또 다른 이 모씨는 김 사장이 취임한 즈음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경기북부지역 보안 담당자로 다시 고용됐다. 그는 김 사장의 육군사관학교 동기다.
자회사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지역난방기술은 지난해 3월 김 사장이 의원 시절 지역구 사무국장이었던 김 모 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수행경호원이었던 김 모 씨 등 2명을 계약직 형태로 채용했다.
이들 4명의 '특별'채용은 명백히 김 사장 취임 이후 이뤄진 것이다. 김 사장이 '밑에서 한일'이고 자신의 공격하는 '특정세력'의 공작이라고 변명하기엔 공공기관장으로서 책임 여부가 분명히 보인다.
더구나 김 사장이 의원 경력에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있는 정치인이라는 것까지 감안하면, 자신이 통제하는 기관 하나 투명하게 관리하지 못한 수장이 과연 의원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밑에서 알아서 한 일'이라는 식의 책임 떠넘기기는 김 사장의 리더십이 얼마나 취약한 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무조정실에서 조사 결과가 통보되면 추가 확인절차를 거쳐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 초 홍보'팀'을 홍보'실'로 격상시키면서 채용 비리 의혹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해명이 통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