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못참겠다. 참는 것은 오늘까지다라며 청와대와 당내 친박계를 향해 한껏 각을 세웠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한발 한발 후퇴하고 있다.
안심번호형 국민공천제에 대해 청와대와 협의할 때 청와대가 반대하지는 않았다던 주장을 청와대가 조목조목 반박하자 우려는 있었다며 말을 바꿨다.
또 자신은 그것을 반대로 이해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려를 반대라고 한다면 그것도 수용하겠다고 말해 한 발 더 물러섰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상향식 공천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고 이제는 안심번호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더니 전날 밤에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공천룰 공방 중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2일 오전 서울 용산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장에서 취재기자들을 만나서도 "할말이 없다"며 침묵모드로 들어갔다.
그에게 이제 남은 것은 전략공천을 허용할 것이냐 뿐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당 내에서 꾸려질 공천제 특별기구는 전략공천이건, 안심번호건 제한없이 다룰 것으로 보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공천룰을 만드는 특별기구는 새롭게 백지상태에서 룰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아무 전제조건도 있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안심번호는 안 된다라거나 전략공천은 안 된다는 것 모두 가이드라인이고 둘다 온당치 않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 주장은 특별기구가 안심번호형 국민공천제를 보완하는 것이 될 것으로 이해하는 다수의 비박계 의원들 생각과는 다른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점점 사면초가에 둘러 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