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靑, 권력투쟁에 빠져 의회민주주의 도발"

"대통령 말 한마디에 약속 뒤집는 새누리당, 당명을 '청와당'으로 바꿔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청와대가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반대한데 대해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청와대가 권력투쟁에 빠져 공천제 혁신을 위한 여야 대표 합의에 딴지를 거는 것은 삼권분립 훼손이고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친박(親朴) 패권을 유지하고 대통령의 호위무사들을 대거 당선시켜서 퇴임 후를 보장받으려는 발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여야가 합의한 국회법을 청와대의 휴지로 만들고 여당 원내대표 찍어낸 것이 엊그제다. (국회법 논란 당시에는) 1998년 박근혜법을 부정하더니, 이번엔 국민참여경선을 법제화 하겠다던 자신의 공약을 부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청와대는 공천문제에서 당장 손을 떼야 하고 새누리당도 여야 합의를 스스로 뒤집는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무소불위 패권정치가 의회 정치를 무력화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인 목적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한 뒤 상왕정치를 하기 위한 작업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2+2회담을 제안한 것을 거절한데 대해서는 "어제 회담 제안을 제가 거부해서 협조제안을 막은 것 같은 인상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당의 대표가 어려운 협상을 통해 만든 큰 성과에도 청와대는 울림이 없었다. 오히려 이를 폄하하고 물타기 하는 등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2+2회담을 하자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회동을 위한 전제조건이 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어 "급작하게 2+2회담을 제안한 것은 뭔가 만들어진 느낌, 어딘가에서 요구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청와대와 여당의 분란이 점입가경이다. 본질은 총선공천권 다툼"이라고 진단하면서 "실상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공천권을 두고 권력투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나서서 여야 합의를 파기하면 야당은 여당을 대화상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청와대가 나설 때마다 정치에서 대화와 협력이 사라지고 정쟁이 확산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공천권을'이란 현수막을 한달 이상 게시할 때 청와대와 친박의원들이 왜 침묵하고 방관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대국민 약속이 뒤집어지는 정당을 정상적인 당으로 보기 어렵다. 이 참에 새누리당은 당명을 청와당으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친박계 의원들도 청와대가 아니라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임을 자각하고 품위와 품격을 지킬 것으로 정중하게 충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여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안심번호제'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거들었다.

이 부의장은 "안심번호제는 유권자 개인정보보호와 후보의 사적 접근을 막는 기법으로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합의한 것인데 여권에서 논란이 생기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민심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데, 기존의 유선전화 여론조사와 달리 20~30대의 샘플 확보가 쉬워져 평균 민심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역선택 우려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같은 날 한 번의 전화로 어느 쪽 후보를 택하겠냐 물으면 자기 당 후보의 승리를 안심할 수 없어 다른 당 역선택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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