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보험은 규제 탓에 할 게 없더라"

민간 경험 강조하며 '규제 개혁 통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역설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민간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 보험 가운데 보험은 제가 할 게 없더라"

1일 금융위원회 임종룡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금융위원장 취임 직전 NH농협금융 회장을 지내면서 직접 경험한 국내 보험산업의 답답한 현실을 토로한 발언이다.

보험료 등 가격은 물론 보험상품 개발까지 금융당국이 모두 규제를 하니 보험회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모든 보험회사가 똑같은 상품을 똑같은 가격에 팔면서 고비용 판매채널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양적 경쟁'에 매몰돼 있다'는 게 임 위원장이 보는 국내 보험산업의 현실이다.

임 위원장은 "이대로 가서는 국내 보험사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국내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금융당국이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상품 개발과 가격 결정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하겠다는 뜻이다.

먼저 금융위원회는 보험상품 개발 자율성 제고를 위해 '보험상품 사전신고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사후보고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가격 통제 장치도 폐지하거나 전면 재정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특히 보험료 산정과 보험금 지급 등에 지침으로 작용하는 금융감독원의 '표준이율' 규제가 폐지될 전망이다.

다만 대다수 국민이 가입해 그 파급효과가 큰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에 관한 규제 완화는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추진된다.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따른 부작용 방지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보험회사가 관련 법규를 위반하면 과징금을 철저하게 부과하는 등 사후적 책임을 엄중하게 추궁할 계획이다.

보험 관련 규제가 전면 개선되면 보험회사들이 양적 경쟁을 지양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통한 '질적 경쟁'에 주력할 것으로 금융위원회는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0월 중 최종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확정하고 관련 시행령 등 개정을 통해 2016년 1/4분기에는 시행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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