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길래 왔는데, 완전 '꽝'이다. 꽝!
화장품, 구두, 이불 가게 등 다 둘러봤는데 평상시 세일보다도 못했다. 이럴거면 최대 할인을 한다고 하지나 말지, 중국인들도 우리처럼 속은 기분이 드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최씨와 함께 쇼핑을 하려고 온 이모(58.여)씨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이름을 따와서 기대한 내가 잘못"이라면서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독일산 그릇 등이 90%나 세일을 해서 엄청 많이 샀었다. 그걸 기대하며서 왔는데 정말 대실망"이라고 말했다.
한 명품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 들린 권모(30.여)씨는 "로드샵 화장품 이외 비싼 명품 화장품 브랜드 세일을 하는 줄 알고 왔는데 하나도 세일을 안한다고 하더라"면서 "대신 얼마를 사면 상품권을 주는 프로모션을 한다고 하는데 이게 그랜드 세일이냐"고 반문했다.
실제 1층 화장품 매장 직원은 "백화점 1층의 화장품 전 매장은 세일이 없다"면서 "브랜드 별로 상품권 행사가 들어간다. 우리도 30, 60, 100만원 이상 구입하면 상품권이 나가는데 30만원에 1만 5천원 상품권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2층 의류 매장에는 브랜드 별로 10%~50%까지 가을 상품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정기 세일 보다 눈에 띌 정도의 큰 폭의 할인은 아니었지만 가을 상품을 할인 받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이모(45.여)씨는 "대폭 세일을 바라고 오면 실망하겠지만 소폭의 할인으로 가을 신상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도움일 될 것 같다"면서 "기대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종로구에 사는 김모(58.여)씨는 "딸 주려고 가방을 샀는데 이월 상품이 아니고 신상인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도 "이 가방 빼고는 평상시 세일 수준에 그쳐 아쉬웠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과 현대 백화점 등 다른 백화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신세계 본점을 다녀온 주부 김현진(34.여)씨는 "신랑 가방이 마침 필요해서 둘러봤는데 정기세일 이상으로 할인하는 상품이 아예 없었다"면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북적이기만 했다"고 혹평했다.
이날 서울시내 백화점 곳곳에는 빨간 글씨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대문짝만하게 붙여져 있었지만, '원조 블랙프라이데이'나 말그대로 '대폭 할인'을 기대하고 온 소비자들에겐 무색했다. 몇 바퀴 돌다 성에 차지 않아 소파에 앉아있던 한 소비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침 일찍부터 비맞고 왔는데 살 게 없어 이러고 앉아 있다. 일부러 서둘렀는데 시간이 아까운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