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지역만 단수조치…보조 수원 없어

야속한 비, 가뭄 해갈 도움 안돼

충남 8개 시.군의 상수원인 보령댐이 말라가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에서 1일 제한급수 적응 훈련이 시작됐다.

이날 한 때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오후 들어 잦아들면서 가뭄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68mm, 보령 36.1mm, 홍성 22mm, 예산 19.5mm 등의 비가 내렸다.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의 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이 현재 22.5%로, 300-400mm 정도가 내려야 '단비'가 될 수 있는데, 야속한 비가 된 것이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오후 늦게까지 5mm 정도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가뭄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충남 8개 시·군은 8일부터 시행할 제한급수에 대비한 적응훈련에 들어갔다.


보령과 서산, 당진, 서천 등 7개 시·군은 배수지 유출 밸브나 관망 밸브 조정을 통해 오는 7일까지 물 공급량을 20%로 줄인 뒤 8일부터 제한 급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홍성군은 홀짝제 단수라는 강수를 도입했다.

홍성, 홍북, 금마면은 홀수날짜에, 광천, 홍동, 장곡, 은하, 결성, 서부, 갈산, 구항면은 짝수날짜에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물공급을 끊게 된다.

다른 시·군이 밸브 조정을 통해 물 공급량을 줄이는 것과 달리 홍성군이 단수를 택한 것은 홍성 지역에 보조수원이 없기 때문이다.

당진과 서천 지역은 심각Ⅰ단계가 시작된 지난 8월부터 대청댐과 용담댐에서 하루 2만t의 물을 공급받고 있고, 청양은 이번 가뭄에 지방상수도를, 예산은 예당호를 보조 수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평소에도 예산군은 보령댐 광역상수도 공급량이 1일 5287㎥, 청양군은 3987㎥, 서천군은 3768㎥로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홍성군은 반면 하루 3만3617㎥를 공급받고 있다. 여기에 누수율이 30-40%에 달해 수용가에 오기도 전에 물이 새 나가는 사례도 많다.

충남도는 제한급수에 앞서 홍성군에 단수 조치보다는 물 공급량을 줄이는 조치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홍성군은 보조수원이 없는 이유 등을 들어 단수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물 공급량을 줄이게 되면 고지대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물을 더 적게 받는 등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홍성군 관계자는 "예산과 청양 등과 비교할 때 홍성의 물 부족 상황이 제일 심각하다"며 "특히 내포신도시가 입주하면서 급수 지역이 넓어져 공급량도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성군은 주민들에게 내년 6월까지 단수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고지했다.

이 기간 대형 건물이나 다가구주택 등이 대형 저수조에 수돗물을 저장한 뒤 단수 시간대 사용할 경우 이번 제한급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감안, 대형 저수조 저장 사례가 발견되면 해당 건물에 대한 강제 감량 조치까지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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