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계약 2달도 안 된 중소기업 내쫓은 군인공제회

삼성물산 유치하려 만만한 중소기업에 퇴거 요구

군인공제회가 보유 빌딩에 대기업을 입주시키기 위해 기존의 입주 중소기업을 내쫓은 것으로 지적됐다. 쫓겨난 중소기업은 입주계약을 맺은 지 2달도 안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32층 건물 군인공제회관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군인공제회는 군인공제회관에서 올해 초 대량의 공실이 발생하자, 입주 대기업을 물색한 끝에 삼성물산 패션부문(구 제일모직)을 입주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삼성물산의 요구조건을 맞추기 위해 기존 입주업체 일부가 퇴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군인공제회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지 2달도 채 안 된 중소기업 KINX(케이아이엔엑스)에 퇴거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군인공제회는 KINX 측에 아무 사전 협의나 보상제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INX 측은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새 입주처를 알아보는데 든 부동산비용과 인테리어비용을 감수한 채 사무실을 비워줬다.

군인공제회 자회사 대한토지신탁의 경우도 퇴거당했지만, 이사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 NH증권 등 입주 대기업은 퇴거통보 대상에 포함조차 안됐다. 결과적으로 KINX만 부당 대우를 당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군인공제회 측은 이와 관련해 김 의원에게 "계약서상 90일 전에 통보하면 중도해지가 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적법하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민간기업도 아니고 공익을 추구해야 할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내쫓았다는 것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갑질'이 도를 넘어섰다는 증거"라며 "군인공제회는 지금이라도 KINX 측에 사과하고 손실을 성실히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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