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유일의 전국 신문인 USA 투데이와 서포크 대학의 공동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트럼프는 23%의 지지율로 선두를 질주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보수 논객 벤 카슨과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지난 16일 공화당 경선 주자 2차 토론회를 계기로 급부상한 여성 칼리 피오리나가 똑같이 13%의 지지율로 공동 2위를 달리는 등 정계 바깥에서 온 아웃사이더 삼총사의 강세는 여전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4위(9%)에 올랐고, 두 달 전 이 조사에서 트럼프에 이어 2위이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별다른 존재감을 못 보인 탓에 8% 지지율에 그쳐 5위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는 바닥권인 27%에 그쳤다. 응답자의 61%는 그를 '비호감'이라고 답했다.
이는 호감도와 비호감도의 비율에서 큰 차이가 없는 카슨(호감도 40%-비호감도 32%), 피오리나(38%-32%)와 큰 대조를 이뤄 트럼프의 선거 캠프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서포크대학 측은 전망했다.
지지율 여론 조사와 더불어 USA 투데이와 서포크대학이 진행한 재미있는 조사는 후보와 연상 단어다.
조사 참가자들의 10%는 트럼프를 가장 잘 묘사하는 한 단어로 '멍청한'(idiot·stupid), '머저리'(jerk·dumb)와 같은 말을 꼽았다.
'오만한'(arrogant)·'미친'(crazy)과 같은 단어를 꼽은 이는 6%, '익살스러운'(comical, joke, buffoon)과 같은 단어를 택한 이도 5%에 달했다.
여성과 멕시코 출신 이민자를 비하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무슬림으로 추정하면서 거침없이 막말을 내뱉은 탓에 트럼프를 상징하는 단어 역시 대통령 후보답지 않게 부정적인 편이었다.
이에 반해 피오리나를 잘 설명한 단어로 '박식한, 영리한'(10%), '강인하고 당찬'(5%) 등 긍정적인 단어를 꼽은 이가 많았다.
카슨이 불을 지핀 '미국 대통령 무슬림 불가론'에 대해 응답자의 49%는 자격을 갖춘 무슬림 대통령 후보에게도 표를 던지겠다고 밝혀 40%에 그친 반대쪽보다 우세한 양상을 띠었다.
하지만, 무슬림이 미국 대통령으로 뽑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 이가 53%로 과반을 넘겼다.
이번 조사는 24∼28일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힌 미국 전역의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유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3%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