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정보국장 출신으로 대표적 '지일파'로 꼽히는 데니스 블레어 이사장은 아베 담화 발표 당일 작성한 논평 성격의 글을 최근 사사카와 재단 홈페이지에 올렸다. 블레어 이사장은 이 글에서 아베 담화에 대해 "20년 전 무라야마 담화에 크게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과 사죄를 표현하는 문장들로 이뤄졌지만 아베 담화는 장황하고 두서없으며 너무 많은 주제를 다뤄서 메시지를 분산하려는 변론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또 무라야마 담화는 분명한 대상이 있고, 능동태를 사용했지만 아베 담화는 익명에다 수동적 목소리에 호소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했으며 사과를 간접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 자신의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기억이 남아있는 한 역사의 끔찍한 행동에 대한 사죄는 인위적으로 한계를 그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이해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베 담화는 실망스럽고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자들을 교육하고, 다른 나라를 안심시킬 큰 기회를 놓쳤다"며 "우리는 일본의 지도자들이 일본인들이 자국의 과거를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블레어 이사장은 올해 초 "일본이 과거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한국도 베트남전 때 아주 무자비했다"고 주장하는 등 대표적인 지일파 인물이다.
사사카와 재단은 A급 전범 용의자 출신인 사사가와 료이치가 설립한 워싱턴 정가의 핵심 싱크 탱크로 일본 관련 세미나 등을 주관하거나 후원하면서 미국 내 친일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발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