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의 개회사를 하자, 반 총장은 이를 받아 박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 구상을 적극 지원하는 환영사로 화답했다.
반 총장은 환영사에서 “저도 한국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UN 역사상 처음으로 새마을운동이 회원국에 도입되고 실행되고 있어 감명을 받았다”며 “박 대통령의 노력으로 새마을운동을 개도국에 소개하고 공유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새마을운동이 처음 시작될 때 공무원으로서 새마을운동을 실행으로 옮기는 노력을 했다”는 반 총장은 “가난했던 마을과 주민 의식의 급진적인 변화를 목격했다. 제가 살던 마을과 나라가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자부심을 느꼈다”며 “새마을운동은 특히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지역사회가 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새마을운동의 성공 핵심 요소는 교육”인데, “주민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사회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그 핵심에는 교육이 있다”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산불처럼 새마을운동이 번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특히 새마을 운동에 대한 자신의 개인 경험담을 소개했다.
외교부 장관으로 있을 때 르완다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공항에서 마을까지 길이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돼 있어서, 정말 인상적이었고, 이에 르완다 대통령에게 “매우 아름답고 정돈이 잘 된 나라”라는 소감을 전했는데, 르완다 대통령은 (뜻밖에도) 책 한권을 내밀며 “한국인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반 총장에 따르면 그 책은 영어로 번역된 새마을 운동이라는 책이었다는 설명였다.
반 총장은 또 지난 6월, 3학년 학생 대부분이 명문대에 진학하는 “뉴욕 할렘가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민주주의에 대해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 그 학교 창업자이자 교장이 한국의 새마을 운동에 영감을 받은 분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맨해튼 중심에서 새마을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 총장은 결론적으로 “한국의 개발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고 있는 대해 박 대통령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내용의 반 총장의 환영사가 끝나자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박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큰 박수를 쳤다고 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회의였지만 박 대통령은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한국말로 반 총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고, 이후 몇 마디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유엔 외교무대에서 박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 관련 제안을 반 총장이 적극 지지하는 모습이 연출된 셈이다.
이날 행사에는 반 총장 이외에도 새마을 운동을 적극 평가하는 국제기구 수장과 개도국 정상들도 많았는데,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한국이야말로 산 증인이다. 새마을운동 스토리가 인상적"이라고 밝혔고,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한국은 르완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춤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농촌사회 역량을 높이고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정해진 시간보다 회의장에 다소 늦게 입장하자 플로어의 참석자들은 휴대폰과 사진기 등으로 박 대통령의 모습을 찍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행사장에 조금 늦게 나타난 반 총장에 대해 "(박 대통령에 이은) 또 다른 유명한 한국인"(another famous korean)이라고 각국 정상에게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외에도 새마을운동을 도입했거나 새마을 사업 지원에 관심이 많은 라오스, 르완다, 페루 등 개도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회사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신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시켜 개도국의 농촌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유엔 개발정상회의가 개도국 개발 협력을 위해 채택한 '2030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 적극 부응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