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과 3월 1일 양일간 2부작으로 방송되었던 '눈길'은 1944년 일제 강점기 말, 아픈 역사를 함께 견뎌낸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과 비극적 운명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향기, 김새론, 김영옥, 조수향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눈길'의 이나정 감독은 2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수상한 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광복 70주년에 이런 상을 받게 되어 더욱 뜻깊다.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수상은 심사위원들의 풀 스크리닝(Full Screening) 후 치열한 토론을 거쳐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역사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현대적인 영화" "영화적 영상미" "연기가 압권" "여성의 아픔을 우회적이지만 강력하게 표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KBS는 "스웨덴, 프랑스 등의 강력한 후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분석하며, "KBS는 1997년 'TV문학관-길 위의 날들'이 프리 이탈리아상을, 2006년 '새야 새야'가 프리 이탈리아상을, 2011년 '울지마 톤즈'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데 이어, 네 번째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상은 올해로 67회를 맞는 세계 최고의 TV 국제상의 하나로 반프TV페스티벌, 국제에미상과 더불어 세계 3대 국제상으로 일컬어진다. 이탈리아 공영방송연합(RAI)이 주관하며, TV 콘텐츠의 창의성과 혁신에 기여한 작품을 발굴하고 시상한다.
'눈길'은 방송 직후 영화화 작업이 진행돼 5월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로 공개된 후, 6월 중국 상하이 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으며 9월 중국 길림성 지린에서 열린 금계백화영화제 시상식에서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김새론)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11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리는 블랙나이츠 국제영화제에서도 해외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블랙나이츠 국제영화제는 베를린, 칸, 베니스 등과 함께 전 세계 15대 경쟁영화제 중 하나로 에스토니아 최대 규모 영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