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혐의 이외에 자신과 다툼이 있었던 이른바 '살생부' 메모 중 한 명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면서, 그에게는 살인예비죄도 추가로 적용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5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살인과 사체손괴, 살인예비, 특수강도 미수 등의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한 빌라 주차장 불이 난 차량 트렁크에서 여성의 시신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17일 오전 11시 성수동 동물병원 앞에서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 김씨를 검거했다.
◇ 원래 범행 목표는 K씨
특수강도 등 전과 22범의 김씨는 지난 5월 영등포에서 오토바이 접촉 사고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K씨를 살해하기 위해 A(35·여)씨를 납치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2시쯤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A씨를 흉기로 위협해 납치했으며 A씨가 도주를 시도하자 목 졸라 살해했다.
다음날 삼척시 공원 주차장에서 시신을 훼손한 김씨는 11일 서울로 와 K씨가 있는 영등포로 이동 중 접촉사고가 났다.
당황한 김씨는 이동 방향을 바꿔 홍익동 빌라에서 차량을 주차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A씨 시신을 트렁크에 둔 상태로 차량에 불을 질렀다.
김씨는 "A씨를 살해한 뒤 K에 대한 복수가 실패할 것 같다는 생각에 화가 나 시신을 훼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이 범행에 앞서 K씨를 한차례 찾아가 흉기를 보여주며 위협한 것으로 밝혀졌다.
◇ 복수하겠다며 살생부 메모도 작성
김씨는 또 자신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이름과 직업 연락처 등이 적힌 이른바 살생부 메모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모에는 K씨를 포함해 모두 28명이 적혀 있었으며 김씨는 경찰에서 "어렸을 때부터 피해를 준 것에 화가 나서 이름을 적었다, 다 죽이고 싶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K씨 외에 명단의 다른 사람은 김씨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고,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는 점으로 미뤄 여죄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후 김씨는 검거되기 전까지 경기 하남시에서 숨어 있다 K씨에 대한 복수를 마무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성수동 동물병원에서 안락사 약을 구입하려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건을 송치한 뒤에도 김씨 진술 내용과 CCTV 자료를 분석해 정확한 시신 훼손 장소를 확인하는 한편,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