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네가 가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다소 부끄러운 말이 나올 정도로 서로 5위 자리를 밀어주는 모양새가 됐지만, 네 팀 모두 5위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런 5위 경쟁에서 전력 외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시즌 막판에 나오는 변수. 바로 이동이다.
시즌 막판에는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들이 치러진다. 기존 3연전, 혹은 2연전과 달리 한 경기를 치르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동일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이동거리가 멀어지면 당연히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5위 SK, 6위 롯데, 7위 KIA, 8위 한화의 잔여 경기 일정은 누가 유리할까. 대진은 빼고 오로지 이동 일정만 따져보자.
▲SK, 막판 홈 6연전 남아
SK는 24일 넥센을 잡으면서 5위로 올라섰다. 게다가 롯데가 두산과 더블헤더를 모두 패하면서 단숨에 1.5경기 차가 됐다.
일정도 좋다. 24일 목동에서 25일 문학(삼성)으로 이동한다. 다만 26일 열리는 광주 경기(KIA)가 다소 걸린다. 25일 경기 후 곧바로 광주로 향해야 한다. 게다가 추석 연휴로 26일 토요일에도 2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추석 교통량까지 감안하면 차에서 잠을 자야하는 처지다.
하지만 나머지 일정은 환상이다. 28일부터 10월3일까지 홈 6연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홈 성적이 32승32패, 딱 5할 승률이지만, 롯데 5할 +3승, KIA 5할 +1승, 한화 5할로 비슷하기에 그래도 유리한 SK의 일정이다.
7위 KIA도 나쁘지 않은 일정이다. 가장 많은 9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위 SK와 1.5경기 차.
24일 마산에서 NC에 졌지만, 하루를 쉬고 26일 광주에서 SK를 만난다. 또 하루를 쉬고 28일 잠실 LG전을 치르고, 곧바로 사직으로 이동한다. 다행이 28일과 29일 모두 2시 경기. 30일 사직에서 롯데를 상대한 뒤 마지막 3경기는 홈에서 치른다.
▲이동 또 이동, 힘 빠지는 롯데와 한화
롯데는 24일 두산과 더블헤더에서 충격의 연패를 당했다. 어느덧 6연패 늪이다. SK와 격차가 1.5경기로 벌어졌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일정이다. 25~26일을 쉬지만, 27일부터 이동의 연속이다. 마산 NC전을 치른 뒤 29~30일에 KIA를 사직에서 만나는 일정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5위 경쟁의 향방이 가릴 마지막 3연전을 사직(케이티)-목동(넥센)-잠실(LG)로 매일 이동하며 치러야 한다. 남은 경기도 6경기로 가장 적다.
특히 롯데의 원정 승률은 4할1푼2리로 5위 경쟁팀 가운데 최저다.
8위 한화도 여전히 5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나흘을 쉬는 동안 오히려 5위와 격차가 2경기로 줄었다.
하지만 한화도 이동이 잦다. 25~26일 대전에서 넥센과 2연전을 치른 뒤 28일 마산(NC)에서 경기를 한다. 이어 29~30일에는 다시 삼성과 대전에서 맞붙는다. 여기까지 일정은 큰 문제가 없지만, 롯데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3연전에서 이동을 거듭한다. 1일 목동(넥센), 2일 잠실(LG), 3일 수원(케이티)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