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724만 여 가구를 대상으로 2013년 9월부터 최근 2년 간의 전셋값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올해 입주 2년차를 맞는 새 아파트의 전셋값이 평균 35.7% 올랐다.
2년 전세를 마치고 재계약을 하려면 평균 7,382만원을 올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서울은 1억 903만원, 인천 9479만원, 경기 6202만원을 올려줘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도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도권 지역의 전세가율은 66.7%다. 이는 2013년 8월의 55.8% 보다 10.9% 오른 것이다.
서울 지역 평균 전세가율은 70.9%를 돌파해 KB국민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90%를 넘는 사례도 있다.
서민과 중산층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전세값이 폭등하다보니 미친 전세값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출을 받지 않고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전세대출은 5년 사이에 9배 넘게 늘어났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010년 말 2조 281억원던 것이 올 8월 현재 18조 4925억원으로 9.1배 증가했다.
전세 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보니 은행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전세보증금을 올려주거나 빚을 내 집을 사거나 아니면 비싼 월세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전세가 월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적용하는 금리는 시중 금리에 비해 턱없이 높아 서민들의 주거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전세값이 폭등하는 것은 저금리의 영향도 크지만 정부의 정책도 이를 부추겼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의 확충이나 전월세 상한제와 같은 전월세 안정대책은 외면한채 대출을 쉽게 하는 정책을 통해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펴왔다. 부동산 경기를 통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잘못된 정책의 결과나 현실화되는 것이다.
서민들은 오르는 전세값을 마련하기 위해 지갑을 닫고 대출을 늘리니 소비는 더 위축되고 가계부채는 폭증하고 있다.
정부의 주택정책이 근본적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보다는 집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고 또 주택경기 부양에 치중해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그리고 잘못된 주택정책의 결과에 따른 모든 고통은 서민과 중산층의 몫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주거안정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폭등하는 전세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