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이상억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초 이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필로폰 투약 시 쓰이는 일회용 주사기 17개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이씨의 유전자가 검출돼 법적 증거로 활용됐지만, 일부 주사기에서는 제3자의 유전자가 나왔다.
검찰은 이 제3자의 유전자를 별도의 대검찰청 감정관리시스템에 저장해 놓았을 뿐이다.
이 유전자가 2명 이상의 것이 섞인 '혼합형' 상태인 탓에, 단일한 인적 정보가 구체적으로 담겨야 하는 기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는 등록할 수 없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
하지만 국과수는 이미 혼합형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 중이다.
국과수의 경우 검찰은 물론 경찰로부터도 광범위한 유전자 분석 의뢰를 받는 까닭에, 문제의 혼합형 유전자가 국과수에 등록됐다면 향후 수사의 실마리를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절차를 모를 리 없는 검찰이지만 스스로 그 기회를 포기해 부실 수사를 자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종결되지 않았고, 아직 수사 중"이라며 "필요하면 별도 관리 중인 혼합형 유전자를 대조 수사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201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코카인 등 마약을 모두 15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서울동부지법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에 대해 이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하지 않아 지난 2월 형이 확정돼,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