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불량 軍… 능력 무시한 무기 도입이 문제"

- 장비 품질 점검 시스템 마비 의심
- 저가 입찰로 짝퉁 업체들이 납품하기도
- 능력에 맞지 않는 과도한 무기도입이 근본 원인
- 합참의 권한을 강화해 개혁에 나서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9월 23일 (수) 오후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대 국방개혁기획단장(정의당)

◇ 정관용> 계속해서 얼마 전까지 디펜스21 편집장으로 계셨죠. 지금 여전히 계속 계시면서 또 정의당에 입당하셨네요. 국방개혁기획단장을 맡게 됐습니다. 김종대 단장 연결해 봅니다. 나와 계시죠?

◆ 김종대>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방금 F35랑 KFX사업 쭉 짚어봤는데. 이거 말고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보니까 국방 관련된 문제 기사제목만 해도 한 열댓 가지 되네요?

◆ 김종대> (웃음) 이거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될지. 이게 총체적인 품질 불량의 군대가 된 것이 아닌가. 어떻게 따지다 보면 제대로 된 게 뭔가를 따지는 게 더 빠르지 않겠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 정관용> 참. 제가 제목만 봐도 ‘최신 잠수함 프로펠러에 151개 균열 발생’, ‘해군함정 식수공급장치 없어서 생수통 들고 작전해야’, ‘공군 주력 폭탄 절반이 불발탄’. 이런 얘기들 왜 나오는 겁니까?

◆ 김종대> 그것뿐입니까? 구명조끼가 엉망이라서 이것 바다에 표류하다가 우리 해군장병이 사망할 수도 있는 것이죠. 또 어뢰가 엉망인 잠수함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프로펠러에 균열이 생긴 잠수함도 나왔어요.

◇ 정관용> 방금 제가 언급했고요. 균열이 무려 151개나 된다고 그러고.

◆ 김종대> 네. 이게 151개라면 이건 정말 심각한 전력 결함입니다. 또 우리 국방의 장비의 품질을 검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이 괜찮다고 그랬는데도 오히려 업체에서 ‘아, 이것 불량이니까 바꿔주겠다’ 이런 역전된 현상까지 나타났단 말이죠. 이렇게 되면 이게 국방시스템에서 이 장비의 품질을 점검하는 시스템이 마비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좀 듭니다.

◇ 정관용> 지금 언급된 것들이 전부 다 앞에 우리가 자체... 뭡니까, 차세대전투기 개발사업 얘기하면서 자체 무기 개발 사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습니까?

◆ 김종대> 네.

◇ 정관용> 지금 쭉 언급하신 그런 잠수함, 구명조끼, 어뢰 이런 것도 다 자체 개발이에요. 아니면 수입된 것들도 포함돼 있어요?

◆ 김종대> 수입된 것이나 국내 개발이나 다방면으로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구입한 물품의 경우에는 무리한 경쟁 입찰을 통해서 납품단가를 낮게 책정하다 보니까 제대로 된 업체들은 입찰에 응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짝퉁업체 즉, 페이퍼컴퍼니라든지 무자격업체들이 한탕주의 세력이 돼서 가짜 납품을 하는 경우가 그 동안 방산비리에서 무수히 발견이 됐어요.

◇ 정관용> 개발뿐 아니라 수입도 마찬가지다?

◆ 김종대> 네. 그리고 개발에 관한 사항은 여전히 낙후된 생산라인에 저가예산을 책정하다 보니까 품질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또 시험평가불량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문제의 핵심이 뭡니까?

◆ 김종대> 근본적인 문제를 짚자면 우리 군이 너무 우리 능력에 맞지 않는 과도한 무기 도입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예산 또 우리의 군사력 규모에 맞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무기 도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단 소요를 벌려놓는 거죠. 사업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어진 예산을 쪼개야 하거든요? 결국은 20%, 30%씩 감액을 하게 되니까 부족한 국방예산을 갖고는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개발자들에게는 실비용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예산을 절감하다 보면 무리한 품질의 하자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 정관용>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하고 돈은 없는데 막 소요를 벌여놓는다고 하셨잖아요? 그 이유는 뭐예요?

◆ 김종대> 지금 우리 군에 약 한 670여종의 무기체계가 있습니다. 이것도 거의 강대국 수준입니다, 사실은. 병력이 65만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저 60년대, 70년대 2차 대전 무기부터 5세대 최첨단무기까지 다 갖고 있겠단 말이죠. 이러다 보니까 운용성이라든가 어떤 후속군수지원에서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마치 이런 무기사업을 안 하게 되면 또는 무기의 어떤 보유 숫자를 줄이게 되면 북한 대비 전력지수가 열세다. 또 북한에서 뭔가 새로운 위협이 나타났다 하면 이 위협이 진짜 위협인가를 좀 검증하고 판단한 다음에 무기 도입을 해도 늦지 않는데. 이게 언론에 대서특필되면 바로 무기 도입사업이 따라온단 말입니다.

◇ 정관용> 지난번 무인기 파동 나면 또 다른 사업 생기고 이런 것처럼?

◆ 김종대> 무인기가 나오죠. 공기부양정이 나오죠. 미사일이 나오죠.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 나오죠. 언론에 한 번 이게 대서특필되면 군은 여론에 밀려서 바로 사업이 됩니다. 또 이것을 먹고 사는 한탕주의 세력이 있는 것이죠.

◇ 정관용> 한마디로 장기적으로 우리 군 전력과 무기체계를 좀 장기적으로 고민하는 그런 게 없나요?

◆ 김종대> 우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다 구축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흔들리는 거예요. 지금 방산비리수사 나오는 건 전부 이명박 정부 때 잘 가고 있던 사업을 변경하면서부터 생긴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국내 개발을 하는 것을 직구매로 해외에서 도입하겠다고 정책을 바꾼다든지 또는 천천히 도입하기로 되어 있는 장기소요가 갑자기 무슨 북한의 무기 위협이 발견돼서 조기전략화 사업으로 바뀐다든지. 이렇게 되면 기존에 하고 있던 사업관리는 엉망진창이 되는 것이죠. 이렇게 자꾸 뭔가 시류에 맞춰서 정치적인 논리로 무기사업이 변경이 되면 우리가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장점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 정관용> 정치적으로 막 흔들리는 그 배경에는 전부 한탕주의이면서 동시에 리베이트 체계 이런 게 다 있다고 의심해야 합니까?

◆ 김종대> 저는 리베이트라는 어떤 비리나 뇌물에 의한 비리의 의혹 부담은 안보논리 그 자체가 북한의 위협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악용하면서 이런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내부의 차단장치가 허물어졌다는 데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니까 비리 자체는 굉장히, 지금까지 발견해 놓은 게 약 한 1900억 원어치 되지만 부실에 관한 것은 그 10배, 100배 되는 조 단위거든요. 그럼 비리보다는 사실 부실이 문제이고 그 부실의 문제는 소요 검증을 제대로 못한 데서 발생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 소요의 검증이라는 건 뭡니까? 이게 북한의 위협이 합리적으로 평가된 것이고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무기인가에 대한 판단인데. 이런 게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단기간에 이루어지니까 결국은 국방정책 자체가 부실한 것이죠.

◇ 정관용>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제대로 짚고는 있습니까?

◆ 김종대> 아, 그런데 여러 가지 사안을 터트리는 건 참 잘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매우 큰 성과가 있다는 것은 평가하고 싶습니다만 이런 부실과 비리가 발생하는 배후의 구조적 원인이 있을 것 아닙니까?


◇ 정관용> 지금 쭉 언급해 주신?

◆ 김종대> 네. 이런 부분에 대한 지적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요. 그런 점에서 매우 아쉬운 국감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근본원인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대안을 좀 줘보시죠.

◆ 김종대> 우선은 위협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이고 엄정한 기관에서 독립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어디서 해야 합니까, 이거?

◆ 김종대> 합참의 정보본부라는 정보를 전담하는 기구가 있거든요. 이런 기관에서 각 군의 의견을 들어서 합리적으로 위협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새로 만들어져야 된다고 보고요.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정보를 이리저리 변경하면 안 된단 말이죠. 또 특정 의원만 부각시켜도 안 되는 것이죠. 우선 정보에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 전력소요 역시 검증위원회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무기소요검증위원회라고 있기는 있는데 이게 제대로 역할을 하는 건지 굉장히 의심스럽습니다. 뭔가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이 국방 내부에 보다 강력하게 하나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이런 지적도 사실 처음은 아니잖아요. 계속 돼 왔던 요구들 아니겠습니까?

◆ 김종대> 수도 없이 얘기했고 여러 차례 저도 방송에서 지적했던 건데.

◇ 정관용> 그러니까요. 저도 김종대 씨랑 몇 번 했던 얘기 같은데. 왜 실천이 안 돼요?

◆ 김종대> 우선은 이 무기사업을 조직의 이익을 확대하는 실적주의 관점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각 군 참모총장이 자기 재임기간에 무슨 사업을 했느냐. 이런 걸 업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고요. 또 여기서 예산과 자원을 많이 확보하려는 조직 간의 이기주의랄까.

◇ 정관용> 그런데 그렇다면 이걸 누가 해야 돼요? 이런 식의 개혁을?

◆ 김종대> 이건 합참이 해야 합니다. 합참이 이걸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합참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고 또 참모총장이 각 군에 끌려 다니는 것이죠. 그 합참 장교들의 진급권을 각 군 참모총장이 갖고 있거든요. 합참의장은 인사권이 없습니다. 결국은 합참의 장교들이 누구한테 줄을 서겠느냐는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공군은 공군대로 육군은 육군대로 해군은 해군대로 더 많이 그러고 있는데. 조정할 힘은 합참밖에 없다, 이거로군요.

◆ 김종대> 합참이 더 강력한 기관으로 되고 합참의 인사권은 합참의장한테 줘야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국방부장관이 해야죠, 거기까지는?

◆ 김종대>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하는지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김종대>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국방개혁기획단장 김종대 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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