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떨어진 신규 면세점들 '명품' 유치 사활

정부 '신규 면세점 조기 개점' 재촉까지…엎친데 덮친격

면세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지난 7월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12월 말로 '조기 개점'을 앞둔 상태라 이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신규 면세점 사업에 첫 발을 뗀 한화갤러리아는 현재 외부적으로는 공사에 한창인 한편 내부적으로는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 샤넬 등 하이클래스 브랜드 유치에 상당히 고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시내 면세점 신규업체인 호텔신라도 한화갤러리아보다는 조금 나은 상황이지만 녹록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백화점도 명품 브랜드 유치에 2~3년 동안 공을 들이는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짧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MD들이 브랜드 유치를 위해 브랜드업체들과 협상 중이다. 명품관을 운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다"고 밝혔다.


호텔신라 관계자 역시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선 시간 등이 많이 필요한데 사업권을 따낸 직후에 본격 협의를 시작하지 않았느냐"면서 "예민한 부분인 만큼 브랜드 종류와 개수에 대해선 오픈일까지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 확보는 면세점 성공과 직결될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서울 시내 면세 특허권을 따내려 했던 신규 면세업체 가운데 일부는 면세 특허권에 도전을 하는 동시에 명품 브랜드와 MOU를 맺는 등 명품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건 바 있다.

브랜드 입장에선 신규 면세점 입점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매출이 증명되지 않은 신규 업체에 입점하게 되면 추가 물량과 이에 따른 인력, 물류 유통에 대한 투자가 위험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장 가치를 인정 받은 뒤에 입점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신규 시내면세점 조기 개점' 발언은 엎친데 덮친격이다. 당초 내년 초에서 올해 말로 면세점들의 오픈일이 앞당겨지면서 면세업체들의 브랜드 유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계획안을 맞추는 것도 빠듯한데, 정부의 재촉으로 오픈을 서두르는 셈이다.

게다가 면세 사업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일반 유통업체의 관리 절차나 시스템과는 달리, 재고 물류 유통과 전자재고관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판매할 물품과 재고를 운영자가 사입해야할 뿐더러 수십 만개 물품의 재고 상황과 이동 내역, 판매 내역 등에 대해 관세청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거쳐야 해서다.

이 때문에 신규 면세점이 시일 내 제대로 된 오픈을 하지 못할 경우, 5년에 한 번씩 정부가 면세업 허가를 내는 기준에도 면세점 운영 경험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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