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는 하급심 유죄 판결자의 공천신청 포기와 해당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 등 대대적인 고강도 인적쇄신도 함께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선 문 대표는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 구성원 누구나 희생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저는 대표인만큼 더욱 솔선수범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저는 제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수도권 경합지역의 선거를 돕는 것이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더 도움이 된다고 믿고, 또 많은 당원과 의원들이 그렇게 요청해오셨기 때문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위 제안처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우리 당의 총선에 더 도움이 될지 심사숙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당의 열세지역에 출마해 달라는 혁신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울 노원병은 대표적인 서민과 중산층 밀집 지역이며 이들의 삶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고, 그렇게 약속했다"며 "지금은 당이 본질적인 혁신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에서 여러 가지 안이 나왔지만 본질적인 혁신에 먼저 충실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혁신안이 국민이 기대와 동떨어져 있다며 비판해 온 안 의원은 지난 20일 부패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제명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공천을 원천 배제키로 한 혁신안에 대해선 "나름대로 노력해서 부정부패에 대해 새롭게 강조한 부분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며 "일관된 원칙하에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지원 의원은 하급심 유죄 판결자의 공천신청 포기 혁신안 항목을 의식한 듯,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검찰에 우리 당의 공천권을 맡겨서는 안된다"고 남겼다.
앞서 저축은행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의원은 지난 7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혁신위가 '해당 행위자'로 지목한 조경태 의원은 "문 대표의 책임을 물었다고 징계를 운운한다면 공당이 아닌 사당이 아니냐"며 "혁신위가 민주주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지난 7월 "혁신위는 문재인 대표의 친위부대"라는 말로 물의를 일으켜 서면경고를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16일 당 혁신안 의결 후 "패권화된 세력의 집단적 광기를 보았다"고 발언해 또다시 당 윤리심판원의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