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아침이었죠. 제주시내 어린이집 2층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재혼아내와 자녀들을 흉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사건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일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 일가족 4명이 한꺼번에 숨진채 발견된 사건, 제주도민들을 충격에 빠뜨렸어요?
지난 21일 오전 7시 58분쯤입니다. 제주시 외도1동 모 어린이집 2층 계단에서 52살 고모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보육교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2층 가정집을 들어갔는데요, 안방에서는 고씨의 아내 40살 양모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채 발견이 됐구요.
14살난 중학생 아들과 11살짜리 초등학생 딸 역시 각각 자신의 방에서 흉기에 찔려 숨져 있었습니다.
세명 모두 이불에 덮여 있었습니다.
김항년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남편 고씨는 3층 난간과 2층 계단으로 이어진 곳에서 목을 매 숨져 있었고 아내 양씨는 안방에서, 아들과 딸은 각각 자신의 방에서 흉기에 찔려 숨져 있었다"
▶ 어제(22일)죠. 이들에 대한 부검이 실시돼 사망 시각이 추정됐어요?
어제(22일) 제주대병원에서 고씨 일가족 4명에 대한 부검이 진행됐는데요.
고씨는 목맴사로 확인이 됐고 아내 양씨와 자녀들은 자창에 의한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또 사망 시각을 지난 20일 0시쯤으로 추정했습니다.
숨진 채 발견되기 하루전인 20일 0시로 사망시각을 추정한 이유는 사후 경직 강도와 위 내용물의 부패정도를 감안했기 때문입니다.
수면제 복용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각각의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 시신 발견 상황과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일단 고씨가 일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어요?
= 제주서부경찰서는 고씨가 양씨와 자녀들을 흉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데다 흉기가 집안에 있었고 잘 떠나겠다는 유서형식의 메모지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 고씨와 양씨는 지난 2012년 4월에 재혼했다고 합니다. 함께 숨진 아들과 딸은 모두 양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즉 고씨의 친자녀가 아닌 양씨의 아들, 딸이었던 겁니다.
▶ 어린이집 2층 가정집에서 발생했는데 이들 가족이 어린이집을 운영한 건가요?
= 어린이집 원장은 아내 양씨가 했고 고씨는 차량운행을 했다고 합니다.
어린이집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은 고씨의 경우 차량운행만 했고 어린이집도 잘 들르지 않은채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고씨가 함께 숨진채 발견된 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밝혀진 점이죠?
= 제주지방법원과 제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고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였다.
재판에 넘겨진 날짜는 지난 8월 21일이고 오는 10월 22일 첫 공판이 예정돼 있었다.
고씨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한달동안 어린이집 2층 가정집에서 당시 9살난 딸을 10여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고씨가 숨지면서 사건은 공소가 취소되거나 기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그래서인가요? 이혼하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사건이 발생한 거죠?
= 고씨 부부는 최근 이혼을 하기로 합의한 상태였습니다.
딸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아내 양씨가 안 이후로는 별거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경찰도 고씨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정불화를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경찰의 수사도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