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린이집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포항지역 한 어린이집에서 '죽은 거미'로 아이를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어린이집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가운데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조사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사는 A씨는 4살 된 아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초.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들이 "엄마 옆 반 선생님이 싫어. 선생님이 거미 먹으라고 했어"라고 말한 것.
놀란 A씨는 어린이집을 찾아가 CCTV를 확인했고 화면에는 보육교사가 아이에게 뭔가를 보여주자 아이가 뒤로 넘어갈 정도로 놀라는 장면이 나왔다.
이어 아이가 보육교사의 팔을 치자 교사가 아이의 팔을 잡아당기고, 아이가 안 가려고 하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이에 해당 교사는 "자고 일어난 아이에게 '거미를 보여줄까'라고 물으니까 '응'이라고 답해 오전에 잡았던 죽은 거미를 보여줬다"며 "그런데 아이가 싫다며 팔을 쳐서 '어른을 때리면 안된다'면서 구급약을 발라 달라고 하면서 훈육차원에서 팔을 당겼다"고 해명했다.
A씨는 당장 어린이집을 옮기고 싶었지만 지난 6월 말 출산해 다른 곳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고, 해당교사와 원장이 사과를 해 다시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뒤 "복도에서 쉬했어"라고 말했고, 이후 낮잠을 자면 "안그럴께요"라는 잠꼬대를 수차례 한 것이다.
뭔가 수상함을 느낀 A씨가 다시 어린이집을 찾아가 확인한 CCTV에는 아이가 점심 준비 시간에 혼자 복도에 나가자 교사가 방문을 닫았고, 아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열어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어 어린이집 관계자가 복도를 지나가자 아이가 뭔가를 부탁했지만, 이 관계자는 그냥 지나쳤고 얼마 후 아이가 복도에서 소변을 누는 장면과 함께 이를 치우려던 어린이집 교사가 방에 들어가려는 아이를 밀치는 장면도 찍혔다.
A씨가 분노를 참으며 어린이집 원장 등에게 항의했지만 원장은 "신고할거면 해라"라는 식으로 대응을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사건 이후 아이는 끊임없이 뭔가에 억눌리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나를 이상한 엄마로 몰면서 진정성이 없는 사과와 '해 볼 테면 해봐라'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하며 우리 가족을 더욱 힘들게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에 대해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언론사의 취재에 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우리 어린이집에는 200명이 넘는 다른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CCTV 화면과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는 등 기초적인 수사는 대부분 마친 상태"라며 "아동보호기관에서 거미를 보여준 행동이 학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