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재판정] 천원만 받아도 처벌…박원순법 "적당" vs "과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금태섭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뉴스쇼가 수요일에 마련하는 코너입니다. '라디오 재판정.'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를 스튜디오 재판정으로 가져오는 거죠.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들이 배심원이 되셔서 양측 변론 들으면서 평결을 내려주시면 되는데요. 이 코너는 우리 배심원들의 역할이 제일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문자를 집계를 밖에서 부지런히 할 겁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저희가 여러분의 의견을 가지고 판결을 내리는 건데요. 오늘도 두 분의 변호인 출석하셨어요. 먼저 금태섭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금태섭>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님 반갑습니다.

◆ 노영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도 밥 해놓고 오셨어요? (웃음)

◆ 노영희> (웃음) 먹고 왔습니다.

◇ 김현정> (웃음) 금 변호사님도 식사하고 오셨어요?

◆ 금태섭> 저는 늦잠이 많아서 아침을 안 먹습니다. (웃음)

◇ 김현정> 지난주에 1회 출연을 하지 않았습니까? 출연하고 나서 주변의 반응들, 금 변호사님 어떠셨어요?

◆ 금태섭> 재미있다고 하는데요. 노영희 변호사님에게 74:26이라는 매우 아슬아슬한 스코어로 진 것에 대해서 다들 좋아하던데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노 변호사님, 이기셨는데 반응이 어땠어요?

◆ 노영희> 제 얘기는 안 하고 금 변호사님 멋지다는 얘기만 들어서 매우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이 두 분과 함께 오늘 짚어볼 이슈는 '박원순법'인데 그 얘기를 하기 전에요. 제가 법조인 두 분 모셨으니까 이거 하나 짚고 가야겠어요. 어제 저희가 포털뉴스 시간에 잠깐 소개를 했는데도 아주 문자 반응이 뜨거웠던 화제의 판결이 하나가 있습니다. 뭔고 하니, 술집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용변 보는 걸 훔쳐봤어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법원이 무죄다, 판결을 낸 이 사건 보셨죠?

◆ 노영희> 네, 봤습니다.

◆ 금태섭> 네, 봤습니다.

◇ 김현정> 이거 말이 되는 건가요? 노 변호사님 어떤가요?

◆ 노영희> 일단 저는 남성분이 이해가 안 가요. 지저분한 행동을 왜 자꾸 하는지 모르겠는데.

◇ 김현정> (웃음) 그 심리가 이해가 안 가고.

◆ 노영희> 일단 불안하고 수치스러워서 음식점에 가서 화장실을 마음껏 못 갈 것 같습니다. 이런 목적이나 법 제정 취지 같은 걸 고려해야 되는데,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런데 판결이 어떻게 이렇게 났죠? 이 판결 맞다고 보세요?

◆ 노영희> 그러니까 '성적 목적 공공장소 침입죄'라는 것의 구속요건은 성적 목적이 있느냐, 장소가 공공장소냐 하는 건데요. 법률적으로는 엄밀히 따지면, 술집 화장실이 공공장소가 아니라고 본 건데,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요즘 흔히 있는 상가건물 층계에 있는 화장실이나 음식점 화장실이 전부 다 법에 해당이 안 되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화장실에 들어가서 나쁜 목적을 가지고 훔쳐보는 이런 남자들은 처벌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돼서 입법의 안 돼 있고, 이걸 새로 만들거나 개정하려면 아직 요원한 시점에서 이런 판결이 나오게 되면 안 된다, 법원이 판결로 (입법 미비의) 간극을 메워줘야 되는데 약간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현행법에 따르면 성적인 목적으로 공공장소를 침해했을 때에만 죄가 성립된다, 이런 게 있나 보죠.

◆ 노영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술집 화장실 혹은 식당 화장실은 공중 화장실이 아니다 이렇게 됐죠. 금 변호사님.

◆ 금태섭> 법을 엄격하게 따르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공중화장실이라는 것의 개념의 문제인데, 식당 화장실이라고 하더라도 사실 이 외부인들도 쓰거든요.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면 예를 들어서 주유소 화장실 같은 경우는 기름 안 넣는 사람들도 많이 드나들고 대형 공연장도 그렇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상 이걸 법을 마구 확장해서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 사안에 있어서는 처벌할 수도 있구요. 사실 이 법이 생기기 전에는 주거침입죄로도 또 처벌을 했었거든요. 그런 식으로라도 공소장 변경을 해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 화장실 훔쳐본 사건은, 어떻게 보면 소소한 것 같지만 절대 소소하지 않잖아요. 판례가 다 남는 거잖아요.

◆ 금태섭> 절대 소소하지 않고 여기에서 발전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이건 엄격하게 다뤄야 합니다.

◆ 노영희> 물론 항소를 해서 결과를 바꿀 수는 있겠죠. 논란이 좀 되고 그러면 검사님도 공소장 변경을 생각할 수 있고 판사님도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일단 하급심 판례에서 첫번째 이 사건을 이렇게 판결을 내렸다는 것은 조금 이상하지 않느냐.

◇ 김현정> 이런 말씀을 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판결을 내린 판사님 딸이 이런 일을 당했어도 "거기는 공중화장실이 아니니까 네가 참아야 된다", 이러실 건지. (웃음) 이렇게 좀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여러분 의견을 받아보고요. 오늘의 재판으로 넘어가보죠.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재판정' 노영희 변호사
오늘 주제는 '박원순법'. 제가 팩트를 좀 간략하게 정리를 해 보면요. 서울시 공무원에 한해서 적용하는 법인데, 직무와 무관해도 또 대가성이 전혀 없어도 1000원 이상만 받으면 무조건 처벌할 수 있게 하는 서울시 공무원의 행동강령입니다. 이때 공무원이 만약 적극적으로 요구한 게 더 드러나면 그때는 1000원도 아니고 액수가 100원이어도 '해임!' 정말 강력한 법이죠. 금 변호사님. 이게 우리가 알고 있는 '김영란법'보다도 더 강력한 거죠?

◆ 금태섭> 김영란법도 직무와 무관해도 또 대가성이 없어도 금품을 받으면 처벌을 하는데요. 김영란법은 지금 100만원 이상으로 돼 있고, 박원순법은 1000원 이상으로 되어 있으니까 박원순법은 액수에 상관이 없는 것이고요. 또 액수가 얼마든지 간에 공무원 쪽에서 먼저 요구를 했을 경우에는 해임 이상의 중징계를 하도록 했으니까 김영란법보다 박원순법이 더 무겁습니다.

◇ 김현정> 훨씬 무겁습니다. 최소 1000원입니다. 그런데 노 변호사님. 지난 7월에 이 법에 의한 징계사례가 최초로 있었던 거예요. 어떤 거였죠?

◆ 노영희> 서울이 공무원인 A씨가 50만원의 상품권과 몇 만원어치를 식사접대를 받아서 해임이라는 중징계에 처해진 사건인데요. 결과적으로는 이 소속 공무원의 구청에서는 해임보다 더 약한 징계를 청구했었지만 이 문제가 커졌죠. 그래서 이래저래 감경을 받아서 결국 강등으로 결론이 나기는 했는데 해당 공무원이 강등도 너무 심하다라고…

◇ 김현정> 강등도 과하다…

◆ 노영희>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했죠. 그래서 지난주에 법원이 이거 징계가 너무 심하다라는 판결을 내렸고 결국에는 원고가 승소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서울시가 불복을 해서 항소를 하기로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징계 과한 게 맞다라고 법원 판결이 났고 서울시는 아니다라고 그저께 항소까지 한 사건입니다. 그래서 이 판결을 계기로 '박원순법이 정당하냐, 과잉이냐' 이런 논란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건데요. 두 분의 의견 궁금합니다. 우선 금 변호사님은 어느 쪽이세요?

◆ 금태섭> 저는 박원순법이 매우 적절하고 지금 시대에 딱 맞는 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님은요?

◆ 노영희> 오늘은 제가 10:0 완패를 예상하고 있기는 합니다. (웃음)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박원순법은 과잉한 행정 처분이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먼저 금 변호사님부터 설명을 들어보죠. 왜 직무와 관련이 없는데도 처벌이 됩니까?

◆ 금태섭> 예전에는 전통적으로 공무원한테 뇌물을 줄 때 어떤 것을 하나 봐주는 조건으로, 예를 들면 허가를 내준다든가 단속에서 빼준다거나 이럴 때 금품을 주는 것이 전형적이었는데요. 이게 단속이 되고 강력하게 처벌이 되니까 지금은 어떤 식이냐면요. 평상시에 관계를 맺어놓는 겁니다. 아주 전형적인 예가 전관예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공무원 조직에 있다가 나온 사람이 평소에 후배들한테 밥도 사주고 명절 때 몇 십만원 수준의 선물도 하고 하다가 어떤 일이 닥치면 민원을 넣는 거죠.

이번에 영화 '베테랑'에 나온 대사 중에 '정의의 반대는 부정의가 아니라 의리다' 이런 말이 있는데. 현재 형태가 그렇습니다. 받는 사람들도 뇌물을 받는다는 죄의식이 별로 없고, 주는 사람들도 '아니, 그냥 인간적으로 줄 뿐이다'라고 하지만 이게 모든 비리의 온상이 되거든요. 사실은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부정한 네트워크, 이걸 깨려면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고쳐가야 하는데 거기에 딱 맞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옛날처럼 '이거 뇌물입니다, 잘 봐주세요.' 하면서 주는 게 아니라, 평소에 형님, 동생하면서 이것도 사주고 저것도 사주고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부탁을 하는 거군요. 따라서 '이것은 과잉이 아니다, 이 정도는 해야 된다.'라는 말씀이시고. 노 변호사님도 반대라기보다는 '과잉처벌이다' 이 점에 방점을 찍으시는 거죠?

◆ 노영희> 그렇죠. 공무원이 청렴해야 된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명제이기 때문에요. 그 법 자체의 취지를 제가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요. 단지 과잉하게 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인데요.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노영희> 예를 들면 금 변호사님도 검사 출신이시기 때문에 전관예우에 해당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그런 전관예우라는 게 물론 나쁘기는 한데, 결과적으로는 내가 그동안에 알아왔던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함부로 무시할 수 없다라는 측면이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예를 들면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내가 어떤 행위를 하게 되면 그럴 만한 사유가 있을 것이라고 관대하게 판단을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하게 되면, 특히 공무원의 경우에는 매우 엄격하게 법 적용을 요구하고 있고 또 이중잣대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요.

◇ 김현정> 이중잣대로 지금 공무원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냐…

◆ 노영희>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현재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나서 85% 정도 비리가 줄어들었다, 이게 효과가 있다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건 아직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정확히 모르는 것이고요. 고무줄을 너무 팽팽히 당기면 줄이 끊어지지 않습니까? 이런식으로 하면 공무원들 중에서 자리보전하고 있을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그러면 예를 들자면 이런 거네요. 제가 어떤 사람이랑 같이 버스를 타요, 제가 공무원인데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버스비만 내가 내줄게' 하고 버스카드를 딱 찍으면 1000원이 넘는 상황. 이것도 처벌을 받아야 하느냐? 금 변호사님, 어떻게 보세요?

◆ 금태섭> 이제 이런 것은 현실적으로 있었던 일을 가지고 따져봐야 되는데요. 요즘은 정말 없고 생각하기도 어렵지만. 예전에는 고속도로 같은 데서 속도위반 걸리거나 신호위반 단속 뜨면 경찰관한테 면허증에 5000원, 1만원 끼워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 김현정> (웃음) 정말 옛날 일입니다.

◆ 금태섭> 얼마 안 되는 돈이예요. 1000원 얘기가 나오지만. 그래서 이걸 모든 사람들이 별 문제 없는 걸로 생각하고 만연해 있었는데, 이게 왜 없어졌냐 하면요. 의경들이 한때 교통단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돈 받은 거 걸리면 복무기간이 늘어나요. 그래서 5000원도 안 받기 시작한 겁니다.

◇ 김현정> 엄벌을 하기 시작하면서요.

◆ 금태섭> 이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시행되면서 면허증에 돈 끼워주는 것이 없어졌습니다. 옛날에 뉴욕에 굉장히 범죄가 만연할 때 뉴욕시장이 치안을 잡기 위해서 했던 것이 깨진 유리창을 갈아 끼우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부정을 없애기 시작하면 큰 것도 없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버스비 내는 거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제대로 된 나라에서는 그런 버스비 내준다? 공무원들이 아주 모욕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내가 거지냐고요.

◇ 김현정> (웃음) 내가 버스비 1000원도 없어 보이냐?

◆ 금태섭> 제가 처음 검사했을 때만 해도 검찰청 부근의 식당에만 가면 선배 변호사님들이 그냥 가다가 계산을 해 줘요. 이게 굉장히 인간적으로 보였고요. 그런데 노 변호사님이 인간관계 말씀하셨지만 이런 것들이 결국 전관예우의 출발이 되는 겁니다. 변호사 앞에서 험한 얼굴을 할 수 없고요. 공적이 아니기 때문에.

◇ 김현정> 청취자 문자가 쏟아지는데요. 김용미 님은 '노 변호사님 찬성합니다. 박원순법은 이중잣대, 그리고 악용될 소지가 있다, 공포정치다.' 이런 분이 계시는가하면 0997님은 '금 변호사님 찬성합니다. 저는 공무원이거든요. 나라를 위해서라도 공무원은 청렴해야 합니다. 이게 기본이다.' 이런 문자가 팽팽하게 들어오고 있는 중인데요. 노 변호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지, 절대 과잉이 아니다.'라는 의견인데요.

◆ 노영희> 그렇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이 뭐 행정자판기도 아니고 모든 일처리를 이기적이고 기계적이고 획일적으로만 할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어떤 할머니가 공무원이 처리해 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정말 좋은 마음으로 예를 들면 1000원짜리 음료수를 하나 사다줬다, 물론 공무원이 요구한 것도 아니죠. 그렇지만 이것을 박원순법에 의하면 이 공무원이 처벌을 받아야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콜라 하나 할머니가 사다주셔도 처벌이다.

◆ 노영희> 그렇다면 과연 할머니의 선의라든가 공무원이 한 행동에 대해서 그렇게 꼭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까지, 그 분들에 대해서 모욕감을 주는 이러한 법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이런 측면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공무원 입장에서는 그것마저도 지금 거부해야 하는 상황이죠. 금 변호사님, 또 생각해 보니까 그런 면도 있네요.

◆ 금태섭> (웃음) 너무 극단적인 케이스로 말씀을 하시는데. 서울시에서도 공무원이 열심히 해 주는 걸 보고 어르신들이 음식을 갖다준다거나 고구마라도 삶아준다고, 이거 적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들 일할 때 보통 민원인들도 대개 음료수 한 박스씩 들고 갑니다. 그게 어떻게 보일지요? 옛날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면허증 뒤에 5000원 줄 때 오히려 안 받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물론 따지고 들어가서 극단적인 경우에는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거를 잘라줘야만 공무원들 사회가 청렴해지고 우리 정부가 투명성 조사나 이런 데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거죠.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재판정' 금태섭 변호사
◇ 김현정>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상당히 많을 텐데요. 그러면 사실 '공무원이 부패한 사람이냐. 너네들은 기본적으로 우리를 왜 그렇게 보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법의 취지는 너무 좋지만 김영란법도 지금 문제가 되어서 시행 못하고 있는 이유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회의 범위와 처벌해야 마땅한 행동과 구분이 사실 잘 안 된다는 거 아닙니까? 이번 박원순법의 경우에도 그런 것 같아요. 기계적이고 획일적으로 적용을 하다 보면…

◇ 김현정> 기계적, 획일적.

◆ 노영희>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개인이나 사람 간의 관계나, 일하는 관계에 있어서의 융통성이라든가 인정, 이런 것들이 전혀 적용할 여지가 없거든요.

◇ 김현정> 상위법 위반이라는 그런 것도 있어요?

◆ 노영희> 있어요. 이게 현행 지방공무원법에 의하면 100만원 미만의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에는 공무원이 경징계 처분을 받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방공무원법에 의하면.

◆ 노영희>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박원순법에 의하면 1000원 이상만 받으면 원스트라이크제도, 아까 좀 전에 말씀드렸던 사례에서는 해임처분 그리고 강등됐습니다. 직급이 아예 강등됐는데요. 내가 만약에 20년 동안 근무한 사람인데 1000원짜리 하나 받아서 내가 10년 동안 한 등급 올리는데 노력했던 그것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거거든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요.

◇ 김현정> 어떻게 생각하세요, 상위법 위반이라는 거?

◆ 금태섭> 지방공무원법에 그런 규정은 제가 찾아본 바가 없고요.

◇ 김현정> 없어요? 노 변호사님 없다는데요?

◆ 노영희>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 금태섭> 나중에 확인해 보겠습니다. 서울특별시 송파구 지방공무원징계에 관한 규칙이라는 게 있는데요. 상위법은 아니고요. 노 변호사님께서 걱정하시는 예외적인 케이스의 경우에는 법원에 가서 다툴 수가 있습니다. 이러 저러한 사정이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 박원순법 케이스를 보면 법원에서 구제를 받은 셈이지만 이분이 송파구에 근무하던 분이세요. 어떤 건설회사 임원으로부터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는데요.

그 '송파구 내에는 50만원을 준 건설회사의 공사현장이 없다' 이런 걸로 구제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 분의 경력을 보면 강동구 계시다가 강남구 계시다가 송파구에 갔거든요. 이런 걸 다 따져서 하려면 나중에 개인적인 진짜 억울한 케이스의 구제는 법원에 가서 하더라도, 공무원들 전체를 상대로 작은 금액도 받으면 용납하지 않겠다. 이런 규정을 만들어놓은 것은 정말 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일반인이 아니라 공무원이다. 공무원에게는 보다 엄격한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건데요. 그런데 지금 청취자 서영준님이 '전관예우하고 5000원짜리 밥하고 어떻게 같느냐.' 그리고 이성배 님, '박원순법 과하다고 생각한다. 선의의 피해자가 분명히 발생할 것이다.' 이런 의견 주는 분도 계시는가 하면요.

1202님은 '부정부패는 나라발전의 가장 중대한 위해요소다, 싱가폴이나 대만 봐라. 거기가 왜 풍요로워졌는지 생각해봐라.' 이렇게 문자들이 갈립니다. 노 변호사님. 5824님이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받으면 마음 흔들리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냐.'라고 문자를 보내주셨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영희> 사람으로서 나에게 좀 조금이라도 잘해 준다면 당연히 그 사람에게 마음이 한번이라도 더 가겠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공무원이라든지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것에 대한 마음의 고마움과 실제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을 하는 정도의 양심은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에게 문제가 되었던 분들의 경우에는 상당한 편의를 제공하고 상당한 금품을 뇌물로 받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현재 문제가 되었고 이런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1000원? 5000원? 1만원? 이런 것을 가지고 지금 얘기하는 것은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가.


◇ 김현정> 금 변호사님이 지금 저를 잠깐 째려보셨어요. (웃음) 이 말 하는 동안에요. '어떻게 개별정황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 획일적으로 처벌하냐, 공무원이 범죄자냐?' 이 주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금태섭> 글쎄요. 공무원을 범죄자로 보는 것이 아니고 이 관행이라는 것이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거든요. 1000원, 5000원, 1만원,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예전에 전관예우 관행을 보면 정말 검사들이나 판사들이나 변호사들하고 밥 먹고 술도 얻어먹고 할 때 이것 때문에 내가 사건 봐주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밥 먹을 때는, 술 얻어 먹을 때는 그런 생각 안 한다?

◆ 금태섭> 전관예우를 보면 어떠냐 하면 만약에 변호사가 검사한테 돈을 뭐 1000만원이건 이렇게 갖다주고 봐달라고 하면 아마 대한민국 검사 중에 그것 받을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 김현정> 대놓고 주면 받을 사람이 거의 없다.

◆ 금태섭> 그렇게 큰 돈을 주면요. 왜냐하면 그 돈을 받고 사건을 봐준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요. 하지만 밥이나 이런 걸 얻어먹으면서 사건을 이렇게 저렇게 안 한다는 생각인데요. 이게 정말 청렴한 것도 중요하고 외부에서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검사는 법정에 가서 변호사랑 맨날 이렇게 격론을 벌이고 재판을 해야 되는 사람인데 그 사람들 따라다니면서 같이 밥 먹고 하면 아무리 싼 걸 먹어도, 진짜 5000원짜리를 먹더라도 식당에서 항상 변호사가 낸다? 이거는 누가 봐도 공정한 것이 아니죠.

◆ 노영희> 그게 바로 문제죠. 박원순법의 핵심은 계속성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거죠. 지금 금 변호사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이례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 변호사가 검사님한테 항상적으로 밥을 사주는 겁니다. 지금 우리 박원순법에 의하면 1000원 이상만 받으면 무조건 걸리는 거죠. 일회성, 계속성을 고려한다면 이건 과잉이죠.

◇ 김현정> 여러분들의 문자가 지금 들어와서 집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요. 4724님, '바늘도둑이 소도둑 됩니다. 국민들이 음료수나 버스비를 대신 내주는 것 또한 뇌물일 수 있다는 의식을 이제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 반면에 오경석 님은 '과잉입니다. 이러다가 남아날 공무원 없을 겁니다.' 또 반면에 4232님은 '1000원이라도 우습게 알지 마십시오. 비리가 시작되는 금액은 크고 작고가 없습니다.' 8230님은 '노 변호사 찬성합니다. 김영란법이 있는데 굳이 더 센 법 만들 필요 있나요?'라고 의견 보내주셨습니다.

지금 집계가 나왔군요. 나온 거죠? 서울시 공무원은 직무와 상관없더라도, 또 대가가 없더라도 1000원 이상만 받으면 무조건 징계한다는 박원순법! 과연 정당한가, 과잉인가? 우리 뉴스쇼 청취자 배심원들의 오늘 판결은요. 85:15로 적당하다, 금 변호사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 노영희> 축하드립니다. (웃음)

◆ 금태섭> (웃음) 노 변호사님 너무 어려운 입장에서 고생하셨습니다. 노 변호사님 정말 깨끗하신 분입니다.

◇ 김현정> (웃음) 노 변호사님 잘못은 아닙니다. 오늘 청취자 한 분이 '노 변호사님이 오늘 굉장히 힘이 빠지신 것 같습니다. 지난번보다 공격성이 덜하십니다.' 이런 문자를 주셨는데. 그래요. 노 변호사님 말씀도 일리는 있어요. 왜냐하면 이것이 정말 일회성의 이야기라는 점도 지적해 주셨고, 공무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놓는 문제도 지적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이것저것 양면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는 건데요. 금 변호사님. 마무리 발언 좀 해 주시죠.

◆ 금태섭> 정말 어떤 경우에는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재판을 통해서 구제가 되어야 하고요. 지금 박원순법을 박원순 시장이 만든 것이 작년 8월입니다. 이번에 걸리신 분은 이번에 한 건데요. 이걸 계기로라도 정말 공무원들이 겉으로 보기에도 정말 공정하고 청렴한 그런 공무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오늘의 85:15는 매우 당연하고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아무래도 국민들이 공무원들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아주 가장 명확하고 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잘 될 것 같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라디오 재판정.' 오늘 두 분 나가실 때 손 잡고 가시죠. 청취자 문자도 들어오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금태섭> 감사합니다.

◆ 노영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라디오 재판정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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