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록 밴드 본조비(Bon Jovi)가 초가을 밤을 달궜다. 1995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땅을 밟은 '살아있는 전설'은 오랜 시간 기다려온 관객과 뜨겁게 호흡했다.
22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는 본조비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지난 1983년 데뷔한 본조비는 메탈 음악에 팝을 접목시켜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록밴드다. 'Livin' On A Prayer', 'I'll Be There For You', 'It's My Life', 'Have A Nice Day'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으며,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현재까지 1억 30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중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2000년대 들어 'Lost Highway', 'The Circle', 'What About Now' 등 정규 앨범 3장을 발표해 모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등극시키는 등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본조비가 부른 곡은 총 23곡. 쉰 살이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열정은 식지 않은 듯 했다. 특히 오랜만에 한국 팬들과의 만남이 즐거운 듯 멤버들의 눈빛은 만족스러움으로 꽉 차있었고, 그만큼 힘차게 무대를 누볐다.
'That’s What The Water Made Me'로 포문을 연 본 조비는 'You Give Love a Bad Name', 'Born To Be My Baby', 'Raise Your Hands', 'Runaway', 'We Got It Going On', 'Lost Highway', 'We Don’t Run', 'It’s My Life', 'Because We Can', 'Someday I’ll Be Saturday Night', 'Wanted Dead or Alive', ' In These Arms', 'Captain Crash and the Beauty Queen from Mars', 'Keep the Faith', 'Bad Medicine' 등 히트곡 무대를 아낌 없이 선사했다.
존 본 조비(보컬, 기타), 티코 토레스(드럼), 데이빗 브라이언(키보드), 그리고 필엑스(리드 기타)까지. '노익장(老益壯)'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닐까. 관객을 진두지휘하며 완급조절을 해 나가는 이들의 무대 매너에서는 관록이 묻어났다.
땀을 흥건히 흘리면서도 과장된 표정과 몸 동작으로 분위기를 북돋는 보컬 존 본 조비의 모습은 단연 압권이었다. 물론, 그의 목 상태는 전성기를 지나 있었다. 그럼에도 공연장을 메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진심어린 목소리, 그리고 멤버들의 연주는 관객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본 조비는 가슴에 두 손을 얹으며 "와우" "땡큐"를 연발했고, 직접 무대 아래까지 내려가는 등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도 했다.
이후 본조비는 앙코르 곡으로 'Radio Saved My Life Tonight', ' Who says you can't go home', 'Have a nice day ', 'Living on a prayer' 등을 선사, 긴 시간 목 말라 있던 팬들의 갈증을 채웠다.
기약 없는 이별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앙코르 공연까지 모두 끝난 뒤 길게 남은 여운에 대다수의 팬들이 자리를 뜨지 않자 본 조비는 다시 무대에 올랐고, 순간 공연장은 환호로 가득찼다. 본 조비와 팬들은 마지막 곡으로 'Always'를 함께 부르며 뜻깊은 추억을 공유했고, 뜨거웠던 공연은 밤 10시 30분께가 되어서야 마무리 됐다.